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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1/26 지도로도 찾기 어려운 절에서 '차 한잔'을 마시다 (2)

지도에도 잘 표시되지 않는 작은 절 하나
완주 계봉산 안수사....
물어 물어 완주 고산면에 있는 안수사를 찾았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올라가자마자 산은 급경사지만 나무가 잘 우거져 햇살을 잘 막아준다.
경사가 심하고 잔돌들이 많아 지팡이가 꼭 필요하며 천천히 한걸음씩 떼어야만 한다.
주차장에서 불과 30여분 올랐지만 경사가 심하여 숨이 턱에 찼지만
나무계단이 보이고 불경을 외우는 낭랑한 소리가 들려 휴우..하는 가뿐 숨도 정상에 대한 희열로 변한다.

음...
나무 사이로 조금 보이는 대웅전이 절집의 동자승처럼 종종걸음으로 다가와 '처사님...어서 오십시오.'하고 인사를 하는듯 한데웬 새콤 달콤한 향기가 가득 퍼지면서 침샘을 자극한다.
발밑에는 지천으로 살구가 널려있어 부처님 말씀에 꽃비가 내리듯
방문객을 환영한다.
아마도 작은 절집이다보니 오가는 손이 적어 그냥 이렇게 땅에 떨어져 나뒹구나보다.

 


사립문도 없이 손을 맞이하는 대웅전은 계봉산의 정기를 받은듯 당당하게 정좌를 하고 있다.

 


절 위쪽에 헬리콥터 장이 있고
불쪽과 서쪽이 탁 트여 전망이 시원하기 짝이 없는 자리에 작은 당우가 자리하였는데
먼저온 등산객들과 스님이 차를 나누며 담소를 하다가 들어와 차를 한잔 하라고 권한다.
신발 끈을 푸르기 전에
"스님...사진 한장 찍어도 될까요?"
"나는 매스컴을 싫어하는데 어디에다 쓰실 건가요?" 하시면서도 굳이 거절하지는 않으신다.

대부분의 스님들을 만나보면
'참 동안이다'라는 생각과 어쩌면 저렇게도 평안한 모습을 하고 있을까 하는 느낌이 많이 드는데
아마도 자연과 벗하면서 세속의 욕심을 놓을수 있어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시인 류시화가 히말라야의 성자에게서 전해들은 세가지 만트라 이야기가 생각난다.

첫째 만트라는 이것이다. 너 자신에게 정직하라. 세상의 모든 사람과 타협할지라도 너 자신과는 타협하지 말라.
그러면 누구도 그대를 지배하지 못할 것이다.

둘째 만트라는 이것이다. 기쁜 일이나 슬픈 일이 찾아오면 그것들 또한 머지않아 사라질 것임을 명심하라.
어떤 것도 영원하지 않음을 기억하라. 그러면 어떤 일이 일어난다 해도 넌 마음의 평화를 잃지않을 것이다.

셋째 만트라는 이것이다. 누가 너에게 도움을 청하러 오거든 신이 도와줄 것이라고 말하지 말라.
마치 신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네가 나서서 도우라.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중에서

 
오가는 길손에게 차 공양을 하는 스님은 그렇게 평온하고 격의없는 표정과
낮은 목소리로 세상사는 이야기들을 하면서 소리없는 법문을 펼치셨다.
구수하고 향그러운 차의 내음처럼....

그렇지 향을 싼 종이에서는 향내가 나고
생선을 싼 종이에서는 비린내가 나는 것이 당연한 이치가 아니겠는가.....

황차와 보이차를 거푸 십여잔을 마시고 나니 입에서도 향내가 난다. 

 

 
"스님 저 벽에 걸린 불기자심(不欺自心)이라는 글은 무슨 뜻인가요?"

"아... 저 글은 성철스님이 하신 말씀입니다." 하시면서 설명을 해 주신다.

"불기자심(不欺自心). 자신을 속이지 말그래이."

평소 성철 스님(性徹·1912∼1993)이 신도나 제자들에게 자주 했던 말이다. 의역하면 자기와 한 약속을 지키며 살라는 뜻이다

그렇지...
히말라야의 성자가 류시화씨에게 해 주었다는 이야기나...
성철스님의 이야기나...
또는 성현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같다.
그러나 범인들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릴 뿐이다.

차나 한 잔 마시게.....

 
마치 절집의 수호신 금강역사처럼 오랜동안 안수사를 지켜왔을
늙은 느티나무와 팽나무가 대웅전 앞마당 끝에서 오늘도 조용히 고산을 내려다 본다.
개에게도 불성이 있을니까?라고 물었다지.....
아마도 스쳐가는 바람소리만큼이나 많은 법문을 들으며 컸으니
쌍둥이처럼 자란 느티나무와 팽나무도 성불하였으리라.......................


서산으로 지는 해를 바라보면서 명상을 하는지 다람쥐 한 마리가 꼼짝을 하지않고 있다.

 


스님과 차를 마시던 분들 중 한분이 고산 출신이라고 하는데 (양석화씨)
어찌나 말씀을 재미있게 잘 하면서 고산의 역사를 상세하게 이야기 해주는지
흥미진진하게 공부를 많이 하였다.

양석화씨로 부터 전해들은 내용을 간추리면 대개 다음과 같다.
붉은 선은 일제 때 쌓은 둑
노란 선은 5.16 때 쌓은 둑인데
아직까지 한번도 고산에 홍수가 난 적은 없단다.

아주 가난한 사람이 있었는데 초록색 점으로 표시한 곳이 닭의 머리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아버지 산소를 쓰려고 산에 올라갔다가 관이 굴러가는 바람에 관이 멈춘 곳에 묘를 쓰고 만석군이 되었다.

이곳에서 바라보면 날씨가 좋은 날은 전주 익산은 물론 군산의 장항제련소 굴뚝까지 보인다.

고산의 맛집을 소개해 달라고 하니 063-262-5176 <골목집>이라는 한정식 집을 추천하는데 예약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한다.전화를 걸어보니 하필이면 1,3주 일요일에는 쉰다고 한다.
별수없이 다음 기회에 찾아보아야겠다.

 

 
하산할 때는 조금 경사가 덜 하다는 쪽으로 내려왔는데도 상당히 가파른 언덕길이어서 조심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그렇지만 능선을 타고 내려와 주황빛의 황혼에 젖어드는 고산면의 아름다운 모습을 마음껏 감상하면서 내려올 수 있었다.


글쓴이  신운섭
전북 김제초처초등학교 교감으로 재직 중이다. 대구매일신문과 대구달서구청에서 주최한 웃는 얼굴 사진 공모전에서 금상을 수상하였으며 그 외 전국사진공모전 입선 등 다수의 수상경력이 있다.


# 이 글은 전라북도 공식 블로그 '전북의 재발견'(
http://blog.jb.go.kr)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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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완이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