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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2/22 '한지붕 네가족'이 살아가는 이야기
사람 사는 향기2010/02/22 08:42

행복 네 배, 한 지붕 4대 가족, 살맛납니다... 4대가 함께 모여 사는 비봉면 백헌기 씨 가족 이야기

요즘 아이들에게 대가족의 개념을 물어보면 어떨까? 언제부턴가 우리 주변은 저출산과 고령화라는 사회문제가 대두되기 시작했고 다 커버린 자녀들은 부모와 함께 살기를 꺼려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차츰 우리네 기억 속에서 잊혀져 가던 이름 대가족. 하지만 여기, 시부모님은 물론 시할머니까지 모여 4대가 한 지붕 아래 오순도순 살아가는 가족이 있어 화제다. 비봉면에서 4대가 함께 살고 있는 백헌기 씨 가족. 그들의 시끌벅적하지만 사람냄새 가득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4대가 한 지붕아래 사는 대가족

“4대가 같이 사니까 주변 사람들은 대단하다고 해요. 근데 막상 살아보면 별거 없어요. 우리도 가족끼리 부대끼며 살고, 다른 가족들처럼 평범한데.”

핵가족이 보편화된 시대에 비봉면 이전리에 있는 백헌기씨(57) 집은 4대가 함께 모여살고 있다. 백씨의 어머니 장순례씨(87)와 백씨 아내, 아들 두진씨(32) 내외, 조카 지혜(11) 그리고 두진씨의 두 자녀 지연(5)이와 지훈이(3) 이렇게 여덟 식구다.

백씨네가 지금 같은 4대 가족이 된 것은 약 5년 전 외아들 두진씨가 결혼을 하면서였다.

“저는 완주에서 태어났고 계속 이 곳에서 살았어요. 결혼하기 전까지 할머님과 부모님이랑 함께 살았죠. 그리고 결혼을 하면서 집사람이 들어왔고 이렇게 함께 살기 시작했습니다.”

두진씨는 원래부터 식구가 많았던 가족이라 4대가 함께 사는 것을 특별하게 여기지 않았다고 말한다.

“제가 사는 집에 집사람이 들어온 거잖아요. 결혼 한 것으로 제 생활패턴이 바뀐 것도 아니고. 달라진 환경에 집사람이 좀 힘들었겠지만요.”

두진씨 아내 박 씨에게 어른들 모시기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을 하자 손사레를 친다.

“에이, 모시기는요. 할머님이랑 어머님이 저를 키워주시는데요. 처음 시집와서 할 줄 아는 게 많이 없었는데 시어머님이랑 시할머님이랑 같이 살아서 빨리 배울 수 있었어요.”

“손자들 덕분에 살맛납니다”

이 집 최고 어른인 장 할머니는 요즘 증손자 보는 재미에 푹 빠졌다. 마을에서도 지연이, 지훈이는 예쁨을 독차지한다. 덕분에 마을에는 어린아이들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어딜 가도 우리 두 증손녀, 손자 때문에 내가 인기가 많아. 애기들 잘 있냐고 물어보는 사람도 많고, 하나라도 더 챙겨주려고 하고.” 장 할머니와 막내 증손자와의 나이 차는 85살이다. 장 할머니는 "이 핏덩이 같은 것들을 내가 보게 되다니. 내가 참 복이 많아"라고 흡족해했다.

손자 자랑을 하던 장 할머니가 이번에는 손자며느리 칭찬이 나섰다.

“내가 당뇨가 있었어. 근데 우리 손자며느리가 들어오고 나서 아침, 저녁으로 당 체크도 해주지, 음식도 조절해주지. 그래서 내가 지금 이렇게 건강해. 아주 예뻐. 정말 예뻐”

백씨의 부인 오남순씨(54)는 "며느리 덕분에 어머니가 정정하세요. 내가 신경 못 쓰는 부분도 우리 며느리가 알아서 챙기거든요. 내가 할머니가 되고 나니까, 새삼 시어머니 심정을 헤아리게 되네요. 4대가 함께 살 수 있는 것도 다 건강하신 어머니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손자며느리 박 씨는 이런 시끌벅적함이 좋다고 했다. 4대가족 6년차인 그가 배운 것은 '가족이 많으면 웃음도 배가 된다'는 것.

"가족이 서로 위해주는 걸 아이들도 보고 배우나 봐요. 지연이는 지훈이를 정말 잘 챙겨요. 예쁘다고 볼도 비벼대고. 뽀뽀도하고. 또 지연이가 유치원에서 배운 노래를 가족들 앞에서 부르면 어른들이 잘했다고 난리거든요. 남편이랑 저랑만 살았다면 두 번 들었을 칭찬을 8번 듣는 거잖아요“

행복 가득한 웃음소리가 가득

흔히 대가족은 바람 잘 날 없다고 하지만 시어머니인 오 씨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여럿이 함께 사는데 힘든 일이 없겠어요. 하지만 힘들다가도 우리 손녀, 손자가 있어서 웃게 되요. 요녀석들 재롱 보고 있으면 하루 피로가 다 풀리거든요.”

오 씨의 말에 옆에 있던 며느리도 한마디 거든다. “시집 안간 친구들은 4대가 같이 산다고 하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어요. 힘들지 않냐고. 그런데 한 지붕에 이렇게 많은 식구들이 함께 사니까 어려울 때 힘을 합치면 배가되고 안 되는 일이 없어요."라며 내심 집안 자랑을  한다.

“지연이가 노래 부른대요. 모두 자리에 앉으세요.”

지연이가 유치원에서 배운 노래를 부르겠다고 하자 가족들이 모두 한 자리에 모였다.

“즐거운 곳에서는 날 오라하여도 내 쉴 곳은 여기 바로 우리집 뿐이니” 흥에 겨운 지훈이도 누나 옆에서 몸을 좌우로 흔들며 춤을 춘다.

“이게 바로 우리 가족들이 사는 재미야. 애들 재롱에 웃으면서. 행복하게. 얼마나 예뻐.”

장 할머니가 어깨를 들썩들썩 거리며 흥겨워 한다. 밤이 깊어지면서 찬바람이 더욱 거세지던 날, 4대가 모인 지붕아래 백씨 집은 추위를 녹이는 웃음꽃으로 가득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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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완이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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