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로부터 농산물을 키우며 느꼈던 에피소드를 편지로 받아볼 수 있으니 믿음이 가더라고요. 원산지가 분명하잖아요. 제가 이용함으로써 지역 농민들까지 도울 수 있다니 앞으로도 자주 이용하려고요.” 전북 완주군에서 실시하는 로컬 푸드 ‘건강밥상 꾸러미’가 생산하는 지역농산물 전북 완주군의 건강밥상 꾸러미를 배달하는 농민들의 모습 건강밥상 꾸러미 속에 들어있는 생산자가 소비자에게 보내는 편지의 일부 건강밥상 꾸러미로 보낼 상추를 다듬는 농민들의 모습 일주일분 반찬과 채소가 담긴 건강밥상 꾸러미를 받고 있는 소비자의 모습
전북 완주군에서 운영하는 로컬 푸드 건강밥상 꾸러미를 이용하는 주부 김모씨(38)의 이야기다. 로컬 푸드 건강밥상 꾸러미는 로컬 푸드 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완주군의 100여개 마을공동체에서 생산한 먹을거리를 매주 식단을 꾸려 배달해주는 반찬 서비스 사업이다.
로컬 푸드 1번지, 전북 완주군
전북 완주군은 영농규모가 적고, 나이가 많은 고령 농민들이 많이 살고 있는 곳이다. 이들의 연간 소득은 500만 원~1000만 원 정도로 소득도 다른 지역보다 현저히 낮은 편에 속한다.
이곳의 농민들은 열심히 농사를 지어도 마땅히 판매할 곳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고민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농업이 점차 대규모 농업으로 운영되다보니 유통구조도 대형마트로 이어지는데, 소규모로 운영하는 농민들은 그런 유통판로에 참여할 수 없다.
유통 판로가 없다보니 값싼 도매가격으로 넘기거나 직접 시장에 나가 판매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대규모 농가와는 달리 소규모로 운영되다보니 재료비와 인건비의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것은 물론 가격경쟁력 면에서도 밀린다. 수입산 농산물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완주군청 농촌활력과 유원옥 담당자는 “우리나라 농업이 점차 대규모화 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소규모로 농사를 짓는 완주군의 농민들은 소득이 줄어 살기 어렵다보니, 도시로 이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이 바로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건강 밥상 꾸러미 사업이다.
유원옥 담당자는 “농민들이 열심히 농사를 지어도 판매처를 찾지 못해 농사를 접고 다른 곳으로 이주하는 농민들의 모습이 안타까웠다.”며 “지역 농가의 소득창출은 물론 이들의 최대 고민인 유통 판로를 돕기 위해 건강 밥상 꾸러미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완주군에는 100여개가 넘는 마을에서 공동체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건강 밥상 꾸러미는 이들 농가 사업들의 농산물을 활용해 소비자들에게 매주 먹을 수 있는 신선한 반찬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첫 선을 보인 건강밥상 꾸러미 사업은 전북에서는 처음으로 시도된 사업이다.
건강 밥상 꾸러미의 기본 1회 배송품목으로는 유정란 10알, 두부, 콩나물, 등 제철 식재료가 8~12가지 배송된다. 가격은 4인 가족 기준으로 월 4회, 10만원이다. 모두 지역농산물로 이뤄졌다. 유통경로가 짧다보니 가격도 20~30% 저렴하다.
건강밥상 꾸러미가 좋은 4가지 이유
그렇다면 지역농산물로 이뤄진 건강밥상 꾸러미를 이용하면 어떤 점이 좋을까. 완주군청 농촌활력과 유원옥 담당자는 “건강밥상 꾸러미는 지역농산물로 이뤄지다보니 오는대로 먹기만 해도 건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유원옥 담당자는 또 “요즘은 맞벌이 가정이 많다보니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패스트푸드를 가정에서 많이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건강밥상 꾸러미는 1년 52주 동안 총 100여 가지가 넘는 다양한 제철 농산물과 전통 먹을거리를 제공하기 때문에 바쁜 현대인들에게 건강한 식생활 습관을 돕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저렴한 가격에 믿을 수 있는 먹을거리를 얻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건강 밥상 꾸러미는 매주 4인 가족에게 필요한 채소류와 반찬거리를 먹을 만큼 포장해 배달하므로 충동구매를 줄일 수 있다. 여기에 재료와 함께 요리방법까지 알려주고, 생산자가 직접 쓴 편지를 동봉함으로써 생산자가 누구인지 알 수 있어 믿을 수 있다는 것. 게다가 일반마트에서 개별적으로 구매하는 것보다 20~30% 저렴하다.
세 번째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 담당자는 “주말이면 주부들의 고민은 다음 주는 뭘 해먹지? 가족들 입맛이 없는데 뭘 하면 입맛을 돋울 수 있을까? 등 장보기 고민을 하는데, 건강밥상 꾸러미를 이용하면 이런 고민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건강밥상 꾸러미를 이용하면 매주 제철채소, 할머니 손맛을 살린 반찬류, 제철과일, 등이 다양하게 제공되기 때문이다. 전화 한 통이면 집까지 직접 배달을 해주기 때문에 편리함은 물론 매주 1~2시간이 넘는 장보기 시간을 줄여줘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환경은 물론 지역경제도 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반 농가에서 마트로 진열될 때까지는 기본적으로 4~5곳의 유통경로가 필요하다. 농장에서 포장된 전국의 농산물은 먼저 도매, 소매 등 공판장을 통해 서울로 집결된다고 한다. 농가에서 상추 1박스를 8천원에 판매했을 때, 여러 유통경로를 거쳐 마트에 진열되면 2만 원 정도로 가격이 높아진다고 한다. 이처럼 농산물의 이동경로가 길다보니 탄소배출량은 늘고, 유통비용이 많아 가격이 높아지는 것이다.
그러나 건강밥상 꾸러미를 이용하게 되면 지역 농산물의 유통경로가 짧다. 소비자가 주문을 하면 건강밥상꾸러미 영농조합을 통해 각 생산 농가에게 전달되는데, 농민들은 주문된 물량을 생산해 농가소득을 올릴 수 있고, 소비자들은 저렴한 유통가격과 신선한 농산물을 받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안전한 먹을거리에 환경 살릴 수 있어 좋아요”
지난해 10월 시작한 건강밥상 꾸러미 사업은 한번 이용한 고객들의 입소문을 통해 이용객들이 늘고 있다. 1년 이용객 목표가 5000명이었는데, 4개월 만에 2,500명이 훌쩍 넘은 상태다. 지금은 농산물 물량이 부족할 정도로 소비자들의 반응이 뜨겁다고 한다.
회사원 정모 씨(41·여)는 “사실 마트에 갈 때마다 원산지 표시가 되어 있어도 진짜일까 라는 불안한 마음이 있었다.”며 “건강밥상 꾸러미는 생산자의 이름이 명확히 적혀 있고, 농산물을 생산하면서 느낀 농부의 마음을 편지로 담겨 있어 믿음이 간다.”고 말했다.
주부 김모 씨(50)도 “건강밥상 꾸러미를 열어볼 때 가장 먼저 생산자가 쓴 편지를 먼저 보게 된다.”며 “편지로 재배하면서 느낀 노고는 물론 생산자의 정을 느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역농산물은 유통거리가 짧다보니 탄소배출량도 적고 환경도 살릴 수 있잖아요. 거기다 가격도 저렴하니 1석 3조 효과를 누릴 수 있어 좋다.”며 웃어보였다.
농민들의 반응도 들어봤다. 농민 노 모 씨(45·남)는 “아무리 친환경 농법을 이용해도 소규모다보니 판매할 곳이 마땅히 없었다.”며 “건강밥상 꾸러미 사업에 동참하게 되면서는 지자체에서 판매처를 대신해주니 마음 놓고 농사를 지을 수 있어 행복해요. 특히 제 이름을 걸고 농산물을 재배하고 납품하다보니 전보다 책임감도 큽니다. 물량도 늘고, 소득도 늘어나니 요즘엔 일하는 것이 재미있다.”고 말했다.
농민 최 모 씨(72)도 “건강밥상 꾸러미 덕분에 텃밭에 키운 농산물을 판매할 수 있어 좋다.”며 “자식들에게 용돈 받고 있지만 늙어서도 소일거리라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하루하루가 즐겁다.”고 말했다.
“농산물 물량 조절이 가능한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만들겠습니다.”
완주군 농촌활력과 유원옥 담당자에게 앞으로 계획을 물었다. 건강밥상 꾸러미 사업 활성화를 위한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갑자기 늘어난 주문량으로 인해 농산물 물량 조절이 쉽지 않다.”며 “이를 위해 앞으로 각 품목별 작목반을 구성해 물량 조절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소비자 연령별 요구 조건을 수렴해 타깃 층별 프로그램을 만들 것이라고 한다. 지금은 기본품목으로만 이루어져 있지만 앞으로는 연령별, 기호별 농산물 프로그램을 만들어 다양한 연령층이 이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지역농산물 활성화를 위해 시작된 완주군의 건강밥상 꾸러미 사업. 소비자들에게는 안전한 먹을거리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환경까지 살리고, 농민들에게는 농가소득까지 올려주니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는 사업인 것 같았다.
앞으로 전국 곳곳에 완주군의 건강밥상 꾸러미처럼 환경을 생각하며 지역 경제 활성화를 높일 수 있는 사업들이 늘어나길 기대해본다.
정책기자 박이슬 (직장인) loiny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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