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어느 것 하나 편하게 먹질 못하는 세상입니다. 유전자 조작식품부터 광우병 소고기와 멜라민 과자, 트랜스지방에 가짜 치즈까지 최근 몇 년간 언론을 통해 가장 많이 보도된 뉴스소재는 바로 ‘먹거리’입니다. 방송에서는 매주 우리가 잘 모르고 있는 먹거리 문제의 실태를 고발하고 식품의약청 관계자는 뉴스 및 고발프로그램의 단골 출연자가 되어버렸습니다. 정말 하루가 멀다하고 등장하는 먹거리 문제가 우리의 식탁을 위협하는 큰 골칫거리입니다.

MBC PD 수첩에서 다룬 광우병 관련 보도

MBC PD 수첩에서 다룬 광우병 관련 보도

 
먹거리 문제의 근본원인은 어디에 있을까요? 제 생각엔 자연 그대로의 상태를 인위적으로 바꿔 온 인간의 이기심에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인간이 식품의 대량소비를 위해 인위적으로 생산체계를 조작하면서 문제가 발생했거든요. 광우병 소도, 유전자 조작식품 문제도 모두 그렇게 발생했습니다. 모두 종자를 개량하거나 인위적으로 유전자를 변형시키거나 하면서, 소를 죽여 소를 먹이는 식의 방법을 통해 생산량을 맞췄죠. 한 푼이라도 더 많은 이윤을 남기려는 우리 인간들의 욕심이 스스로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는 꼴입니다.

 우리의 식생활은 이미 거대 기업들에 점령당했습니다. ‘다국적식품기업’의 대표격으로 꼽히는 패스트푸드기업 맥도널드는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 그들의 상징인 ‘황금아치’를 꽂았고, ‘별다방’ 스타벅스도 마찬가지입니다. 요즘엔 어딜 가도 이들 매장을 볼 수 있으니까요.

대형마트에서 쇼핑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

대형마트에서 쇼핑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


국내엔 지역 대부분의 상권을 장악하고 있는 대형마트가 있습니다. 이들 대형 마트들은 농산물을 최대한 저렴한 가격에 구입해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며, 소비자들은 시중보다 싸고 원스톱쇼핑이 가능하다는 장점 때문에 대형마트로 향하고 있습니다. 국산 제품도 함께 제공하지만, 가격 경쟁력이 뛰어난 외국산 제품에 밀리기 일쑤죠. 기업들은 소비자들의 선호에 맞춰 더 저렴한 제품을 찾아 헤매고 있구요. 요즘은 정말 원산지가 어디건 상관없는 것 같습니다. 일단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저렴한 제품이 먼저 팔리고 있으니까요.

 사정이 이렇다보니 국산 식품들, 특히 지역에서 생산된 식품들은 살아남을 길이 없습니다. 갈수록 막막해져 갑니다. 밖으로는 세계 각 국에서 들어오는 다양한 식품들과, 안으로는 대형 유통체인의 ‘선택’을 받은 일부 식품들과 경쟁을 벌여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처했습니다. 거대 유통체인이나 기업에 납품할 수 있을만큼의 ‘규모’를 갖지 못하는 우리 소규모 농민들은 살아남을 길이 막막하기만 합니다. 1차 식품 생산은 이제 기업화 단계에 들어섰거든요. 일정 이상의 ‘규모’를 갖지 못하면 살아남기 어려워지고만 있습니다.

 소규모 생산자들은 죽어가고 있는데 학자들은 미래에 전 세계적인 ‘식량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합니다. 미안하지만 학자들이 말하는 ‘식량전쟁’이 일어날 때쯤엔 한국에 소규모 농업인은 없을 것 같습니다. 기업화된 대규모 농업기업 정도가 있을 뿐이겠죠. 최악의 경우엔 이마저도 더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는 외국제품에 밀려 사라질 가능성도 있어 보이구요.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할까요? 제발 ‘식량전쟁’이 일어나지 말라고 기도해야 할까요? 아니면 미리 외국산 농산물을 수입해 대비라도 해야 할까요? 가까이는 먹거리 문제로, 멀게는 식량전쟁으로 고통받지 않기 위한 길은 이제 단 하나인 것 같습니다. 바로 국내 농업을, 지역 농업을 살리는 것이죠.

 우리 완주군에겐 농업이 매우 특별한 분야입니다. 우리의 삶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우리의 삶을 지탱해주는 원동력이 바로 농업입니다. 그러나 우리 지역의 소농들은 살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어렵고 힘든 일이 너무 많아요. 대규모 농업을 하시는 분들과, 대형 마트 앞에서 우리 완주군 농업이 살아날 수 있을까요? 그게 가능할까요?

 그래도 아직 희망이 있습니다. 지역 소농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있기 때문이죠. 바로 '로컬푸드(Local food)'입니다.


로컬푸드』의 저자 브라이언 핼웨일에 따르면 ‘로컬푸드’란 ‘멀리 떨어진 농기업이 아니라 근처의 농가와 상점에서 먹거리를 구하는 것’으로, 간단히 말해 멀리 떨어진 곳에서 먹거리를 구하려면 배송을 위한 인력과 연료의 소모 등이 발생하니 지역 먹거리를 지역에서 소비해 지역경제에 이바지하고 배송으로 인한 손실을 막아보자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환경에 대한 관심과 먹거리에 대한 의심이 깊어지는 요즘, 지역의 먹거리를 지역에서 소비하는 ‘지산지소’를 해보자는 것이죠. 

 지역에서 나는 먹거리를 지역에서 소비하자는 제안, 과거 유행했던 신토불이(身土不二)의 ‘지역버전’이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여기엔 지역에서 나는 품질 보증 가능한 농산물 소비를 통해 건강을 유지하고 외부 농산물 배송에 들어가는 화석연료와 노동력의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자는, 과거보다 더 타당한 이유가 있습니다.

 로컬푸드의 확산은 지역경제활성화와 지역농업활성화, 먹거리에 대한 신뢰 회복과 화석연료 소모 감소를 통한 환경보호 기여까지 다양한 이점을 갖는 ‘지역을 살리는 먹거리’ 운동입니다. 최근 완주군은 이러한 경향을 포착하고 로컬푸드를 중심으로하는 지역살리기 사업을 5년간 500억원을 투자해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로컬푸드가 지역에 도움이 되는 사업인만큼 지방자치단체의 도움이 뒷받침된다면 금상첨화겠죠. 로컬푸드는 아직 ‘지역농산물을 지역에서’ 정도로 요약되는 개념이지만 장기적으로 생산자 단위, 마을단위로 사업화 시킬 수 있는 가능성도 지녔다고 합니다. 때문에 최초로 로컬푸드 사업을 시작하는 완주군의 책임이 막중하겠죠? 완주군이 성공해야 다른 지역자치단체들도 로컬푸드에 함께 참여할 수 있게 되고, 그렇게 지역 소농들을 살릴 수 있지 않겠어요?

 로컬푸드는 ‘지역을 살리는’ 먹거리 사업입니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에 들어가기 때문에 아직 큰 성과를 보이긴 어렵지만 우리 지역 소농들의 삶을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기대가 큽니다. 물론 지자체와 농민들의 노력과, 우리 밥상에 지역농산물을 올려놓으려는 지역민들의 관심도 필수입니다. 로컬푸드는 마트에서 구입하는 여타 농산물과 다릅니다. 로컬푸드 생산자는 우리 지역 인근에 살고 있는 어느 맘씨 좋은 아저씨가 될 겁니다. 믿을 수 있는 먹거리를 지역에서 생산하고 공급하고, 그 먹거리로 기분좋게 밥상을 차린다면 얼마나 신날까요?. 이제 우리 밥상을 살려야 합니다. 밥상을 ‘지역’으로 채워야 합니다.

 그래서 로컬푸드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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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완이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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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완주스토리에 참 좋은 글이 많네요. 로컬푸드운동은 이미 캐나다나 유럽 등에서는 생활화되어가고 있는데 아직 우리는 초창기일 뿐이지요. 많은 성과 바라구요. 블로그가 더욱 활성화되어 더 많은 사람이 방문하고 영향받기 바랍니다.

    2009/06/28 12:16 [ ADDR : EDIT/ DEL : REPLY ]
    • 앗, 박원순 변호사님께서 오셨군요. 칭찬 감사드립니다. ^^ 앞으로 완주스토리를 통해서 완주군의 새로운 도전과 실험,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많이 소개할 예정이니 자주 뵙도록 하겠습니다 ^^

      2009/06/28 21:40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