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봉서사 풍수명당길 코스 : 3km, 1시간 30분 소요


   간중제 → 다목적체험장 → 박씨제각 → 봉서계곡(서방댐) → 정경부인 묘소 → 봉서사(진묵대사부도)


 ○ 출발지_ 전라북도 완주군 용진면 간중리 봉서마을



1. 봉서사입구에 있는 봉서제 알림석. 2.봉서농원에서 간중제로가는 길 3, 눈 쌓인 간중제

1. 봉서사입구에 있는 봉서제 알림석. 2.봉서농원에서 간중제로가는 길 3, 눈 쌓인 간중제

간중제, 다목적체험장

 봉서사 가는 길은 외길이다. 전주에서 벗어나서 용진 면사무소를 지나 비봉 쪽으로 조금만 가다 보면, 오른 쪽으로 빠지는 길이 하나 나온다. 입구에 봉서사 이정 표가 있다. 이 길을 따라 쭉 들어가면 익산포항간고속 도로 밑을 지나게 되고, 곧 간중초등학교가 보이면 잘 찾아온 것이다. 봉서사 입구에는 큰 비석이 하나 있는 데‘밀양박씨 규정공파 봉서제’라 쓰여 있다. 이 길은 이쯤에다 차를 세우고 걸어 올라가는 게 좋다. 비석이 있는 곳을 지나서 조금 걸으면 봉서농원이다. 봉서농 원에서 조금만 더 가면 왼쪽에 간중제가 수줍게 얼굴을 내민다.
 
 살얼음에 눈이 살포시 내려앉은 간중제(간중저수지)를 옆에 끼고, 정경부인 묘소까지 걸어가는 길은 마치 단 아하게 한복을 차려입은 여성 같다. 간중제는 물이 깨끗하고 주변 풍광이 좋아 낚시꾼이 많이 몰리는 곳이다. 오늘 보니 몰리는 게 낚시꾼뿐일까 싶다. 눈 쌓인 겨울의 간중제 길은 연인이 걷기 딱 좋다. 길이 넓어서 자동차가 다닐 수 있다는 게 오히려 흠이라면 흠이다. 간중제를 막 지나니 다목적체험장이 나온다. 눈이 쌓여 자세히 알아볼 길은 없으나 이곳에는 관광객을 위한 야외공연장과 국궁터(활쏘기체험), 산림욕장 등이 조성되어 있다. 다목적체험장 한쪽에는 밀양박씨의 비석이 석단 위에 세워져 있다.
 
십여 분 남짓 천천히 걸으니 박씨제각이 모습을 보인다. 밀양박씨 규 정공파의 제각이다. 고풍스러운 제각 앞에 빽빽하게 서있는 비석들 은 규정공파가 얼마나 대단한 가문인지 웅변하고 있는 것 같다. 박씨 제각은 최근에 제1회 봉서소리학당이 개최되면서 문화공간으로 거 듭나고 있으며, <같은 태양아래 지평선>이란 태국드라마의 촬영장 소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이 대단한 가문을 발복한 명당이 정경부인 묘소다. 흔히‘풍수’하면 묏자리나 잡는 것으로 생각한다. 이건 오해다. 풍수는 음택풍수(陰宅風水)와 양택풍수(陽宅風水)가 있다. 음택은 묏자리를 잡는 것이고 양택은 살 집터를 찾는 것이다. 이화여대 한 국학과 최준식 교수는 풍수론에 분명히 비합리적인 요소 가 있지만 현대와 맞지 않는 구닥다리 관습이라고 치부해 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풍수론은 우리 조상들이 천 년 이상 의지하고 살았던 자연관이라고 단언한다. 풍수론의 뿌리는 음양오행론이다.


천지가 음양오행, 즉 음
양(陰陽)과 오행(木火土金水)의 기운으로 균형을 맞추며 돌아간다고 생각했으며, 그 원리가 사람의 몸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한의학에서 사용하는 혈(穴)이란 개념과 풍수에서 쓰는 혈이란 개념은 기본적으로 같다. 우리 몸에는 약 360개에 달하는혈자리가있다.혈이란기운이모이는중요한곳이고경락은그기운이 흐르는 길이다.

자연도 마찬가지다. 산이나 강의 형세에 따
라 생기가 흐르고 있는데 이 기운이 많이 모이는 곳이 명당이고, 명당은 바로 인체의 혈에 해당한다. 그 명당자리에 무덤을 만들거나 집을지으면그곳에있는좋은기운을인간이받아행복해질수있 다는 것이 풍수론의 핵심이다.
사실 알게 모르게 우리 생활에서 풍수의 관념은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 특히 집터를 잡을 때 잘 나타난다. 대부분 집을 지을 때 남향 이나 동향으로 자리를 잡거나 무의적으로 앞이 탁 트인 곳을 선호 한다. 여기에 배산임수(背山臨水), 즉 산을 등지고 물이 가까이 있 는 곳은 그야말로 최고의 집터다. 아침에 일어나서 창문을 열었을 때시원한바람을맞으며저멀리흐르는강물을보면얼마나행복 하겠는가. 한마디로 풍수는 바람을 막고 물을 얻고자 하는 지혜다. 물과 바람, 즉 공기는 사람이 사는 데에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봉서계곡(서방댐), 정경부인 묘소
 
지금은 겨울이고 눈이 쌓여 보이지 않지만 정경부인 묘소로 가는 길 왼편에는 봉서계곡이 있다. 물도 맑고 수량이 풍부해서 천렵하 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그리고 물을 막아 놓은 작은 댐, 서방댐 이 있다. 서방댐은 아직도 꽁꽁 얼어붙어 있다. 서방댐을 감상할 수 있도록 휴게의자도 마련되어 있는데 지금은 사람대신 눈이 차 지하고 있다. 서방댐에서 정경부인묘소로 가는 길은 제법 넓다. 이 미사람이지나갔는지발자국몇개가앞서고있다.드디어정경부 인 묘소다.
 
박씨제각에서 나오면 왼쪽으로 명당터밟기 이름으로 길이 나 있 는데, 이 길은 서방산 등산로로 연결된다. 명당터밟기 안내판에는 정경부인 묘소가 풍수론으로 어떻게 명당이 되는지 설명을 하고, 이곳에서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속설을 소개하고 있다. 온 김 에 가서 명당터를 밟으며 소원을 빌어야겠다고 맘을 먹는다. 그런데 눈이쌓인땅을밟아도효험이있는지는모르겠다.효험이있든 말든 정경부인 묘소로 가는 길은 절경이다. 정경부인 묘소가 대표 적인 비봉포란(飛鳳抱卵)형 명당이라는데 정말 그런 것 같다. 길 을 걷다보면 산이 우리를 감싸는 듯한 포근함을 느낀다.

박씨제각

박씨제각



비봉포란 
주산인봉황이날개를펴서품는모습을말한다.이곳의경우 는 서방산의 산세가 혈자리를 감싸고 있는 형국을 보여주고 있다. 생각해보니 봉서사(鳳棲寺)도‘봉황이 깃들어 사는 곳’이란 뜻이 다. 묘하게 명당의 이름과 절 이름이 맞아 떨어진다. 단순한 우연 일까. 필자가 아는 어느 컴퓨터공학과 교수가 세상에는 우연이란 없다고 말을 한 적 있다. 지금도 계속 팽창하고 있는 무한한 우주 속에서, 다른 곳도 아닌 지구에서 태어나 어떤 한 사람을 만난다는 ‘사실’은‘우연’으로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이 우연 하게 벌어질 수 있는 확률은 현존하는 최고의 슈퍼컴퓨터로 수천 년을돌려도계산할수없다고한다.옷깃만스쳐도인연이라는불 가의말이허언이아닌셈이다.인연은업보의인과율에의해만들 어지는 필연이기 때문이다.
 
정경부인 묘소의 정확한 이름은 정경부인 밀산박씨의 묘이다. 묘 의 주인인 밀산박씨는 고려말 충혜왕 4년인 1343년에 밀산군 박 인의 딸로 태어났으며 규정공 박침과 결혼하여 3남 1녀를 낳았다. 1381년 39세 젊은 나이로 별세하여 이곳 용진면 간중리에 있는 서 방산중턱에묻혔다.남편박침은고려공민왕때문과에급제하여 전의판사라는 벼슬을 지냈으며,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하자 두 임 금을 섬길 수 없다고 두문동에 은거한 두문동 72현 중 한 명이다. 이 정경부인 묘소를 풍수학자에 따라 봉황귀소(鳳凰歸巢)형이라 고도 하고 비봉포란(飛鳳抱卵)형이라고도 하는데, 어쨌든 간에 대 단한 음택지인 것은 사실인가보다. 이 묘 때문에 밀양박씨 규정공 파라는 일가가 생겼으니 말이다. 그래서 풍수를 공부하는 사람들 이 단체답사를 즐겨 오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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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완이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