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정은 맘이 편했나보다. 전날 성수를 재우면서 알람을 하고 자야지....하면서 그냥 꼬꾸라졌다.
아침에 눈을 뜬 시간이 6시 45분. 눈앞이 캄캄하다. 날 깨우지 못한 아내에게 볼멘소리할 겨를도 없었다. 전날 입을 옷을 준비하지 않아 장롱에서 눈에 보이는 것을 마트백에 마구 쑤셔 넣었다. 나중에 보니 팬티가 3장, 입지도 못하는 파자마는 왜 넣었는지....더구나 집을 나설 때 입고 나간 옷은 두꺼운 겨울바지였다. 흑흑
비몽사몽간에 눈꼽을 떼고 준비하는데 30초.. 차에 뭘 실었는지 모른다. 그저 출발지인 압구정동으로 마구 달렸다. 명절을 빼고 1년중 가장 막히는 때가 바로 바로 7월말~ 8월초 딱 10일이다. 그러니 10분 늦으면 1시간이 늦어지는 것은 감수해야한다. 그 엄청난 일을 대장이 해 버렸다.
7시 13분 압구정동 도착~~ 100여 차례 답사중에 대장이 지각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도 큰 사건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놀식구들은 천전난만하게 소풍가는 어린아이처럼 마냥 신이 났다. 대장이 늦은 것도 재미있나보다.
아니나 다를까...고속도로는 주차장이었다. 괜히 미안한 감을 가지고 있는데 장난을 좋아하는 모놀식구들이 시비를 건다. 그래도 모른척했다.~~안단테님이 화장실 늦어졌당께~
완주군, 정확히 말하면 미래경영연구소에서 모놀식구들 30명을 팸투어에 초대했다.
우선 30명 선발부터가 골치다.
아무래도 모놀에 기여를 많이 한 특별회원(총 120명)중에서 뽑았는데 일본이 진주만 공격처럼 불시에 글을 올렸다. 어찌하겠는가 인원이 한정되어 있으니...함께 하지 못한 모놀식구들께 미안할 뿐이다.
오랜 경륜을 말해주듯 차가 막히거나 말거나 모놀식구들은 명주실 뽑아내듯 남편이야기부터 모놀답사 신청 후일담까지 배꼽잡는 이야기를 잘도 뽑아낸다.
"호호, 까르르".1박 2일동안 단 한번도 이런 분위기가 흐트러진 적이 한번도 없었다.
아무래도 모놀 '모여서 놀자'라는 말은 잘 지은 것 같단 말이야. 늦었지만 대둔산은 우리를 횡 버리고 도망가지 않았다. 운무가 가득해 혼미한 사람처럼 보였다. 기가막힌 대둔의 기암절벽을 보지 못한 것이 아쉬었지만 그래도 좋다. 마음 맞는 사람들이 집합했으니...
'난 다리가 무너져도 좋아.' 인덕원참새님이 섰다면 누군가의 얼굴이 나왔을텐데 , 오늘 회원가입한 서우정 가이드 선생이 뒷줄 가장 오른쪽에 서 계신다.
모놀답사가 부흥회 같아서 그저 한머더기만 스치고 지나가기만 해도 회원으로 가입하는 사람이 많다. 이번에도 단체사진 찍는 것을 보고 2명의 신도 영입.그러고 보니 내가 사이비 교주 같네 그려~ 대둔산도 경후식...암만 바빠도 우린 경치 보고 밥을 먹었지 점심식사는 산채정식. 이번 행사를 총진행 한 정진생교수의 건배사로 더덕막걸리 한잔 걸친다. 어휴..참 좋네. 다음은 완주사람의 마음을 쏙 빼닮은 화암사. 그 깊은 속내로 들어간다.
깊이 들어갈수록 공기가 맑아지고 세파의 씁쓸함은 달콤으로 바뀐다. 대한민국 절집중에서 진입공간이 가장 예쁜 사찰이 화암사다. 내 책에도 소개했다. '우리나라 절집중에서 가장 멋진 곳을 추천하라면 나는 단연코 화암사라고 말할 수 있다' 예전에도 그랬고... 오늘도 마찬가지다. 해묵은 때를 허물 벗기듯 미동같은 바람에 날려보냈다. 물론 때를 시원하게 밀어준 모놀식구들 도움이 컸겠지만~ 빨려들어간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나라가 어려울 때 스스로 운다고 하는 화암사 동종. 연꽃문양, 유곽 등... 조각미가 은근히 뛰어나다. 난 화암사를 찾을때면 기뻐서 우는데... 극락전 현판도 기왓장 겉면에 글씨를 써 놓은 것처럼 뚝뚝 떨어져 있다. 각각의 건물이 유기적으로 하나가 되는 원융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하산했더니 전주 사시는 꽃님이님이 수박 2통과 오미자차를 싸들고 이곳까지 오셨다. 어찌나 달고 시원한지...더위가 저만치 물러갔다.
대아수목원 생태해설사. 뭔가 카리스마가 느껴진다.
덥다가 아니라 무덥다.
이럴 때는 뭔가 엔도핀이 필요하다. 무한에너지는 노래. 수목원의 들꽃들도 함께 춤을 춘다. 비움님은 장미, 백합 이런 꽃과는 어울리는 것 같지 않다.
보랏빛 청순녀, 맞아 도라지 꽃이야.
군대에서 먹여주는 밥으로 살까지 붙여온 가바다.
군대에서 후배에게 싫은 소리 한번도 안했다고 한 청순남이다. 가바다와 비움님은 같은 태안출신 외갓집 같은 창포마을
창포마을은 외갓집 같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마을 사람들이 와락 안아주는 정은 다시 버스 에 오를 때까지 이어진다. 넉넉한 품성의 위원장이 마을을 소개한다. 오늘 하루만은 난 창포마을 사람.
해맑게 웃는 노재석 위원장님의 미소가 참 곱다. 바로 완주...완이 아름다울 완인지. 희롱할 완인지....그 두 개의 의미가 묘하게 얼버무려져 있다.
부담없는 나물로 배를 채웠다. 보도 듣도 못한 나물을 가득 넣고 고추장에 고소한 참기름을 넣고 슥슥 비벼 먹었다.
모놀사람들이 참 아름다운 것이 우린 손님이 아니라 가족으로 온 것 같다.
그 많은 설거지를 우리가 직접 했으니 말이다.
우린 서울에서 온 착한 시누이어요.
완주의 소녀시대라고 불리는 다듬이 할머니의 공연을 보았다.
까만 밤을 수놓은 소리~~맑고 청하하다.
그 소리에 10대에 시집와서 지금까지 창포마을을 지켜온 여인들의 인생사를 가감없이 들려준다.
"토탁토탁" 서방에게 안마해주는 소리, 군대간 아들을 생각하며 슬피우는 어머니의 한의 소리까지 담고 있었다.
부산에서 오신 레오님이 방망이를 두들겨본다.
다듬이 소리는 손으로 내는 것이 아니여. 성대묘사로
난타처럼 채소를 자르는 소리, 들통, 뚜껑을 내려치는 소리가 아니다 한복을 고이 접는 소리, 미라지님의 춤사위...소리는 들리되 그 내면에는 고요함이 묻어 있었다. 그때 녹화해둔 소리를 수십번도 더 들었다. 매일 먹는 밥처럼,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 않는 소리였다.
모놀에서 할 수 있는 최고의 박수를 보냈고 다듬이 공연만 끝나 그냥 가시게 내 버려둘 수 없다. 다듬이의 맑고 청아한 소리는 할머니의 노랫소리에도 이어졌다. 얼씨구나~~
자칭 모놀곡마단...모놀식구들의 답가가 없으면 어쩌리.
이럴 때는 민요 한가이 민초들과 함께하는 것은 대장이 원하는 분위기다. 역시 무용선생님 미라지님의 춤사위가~~할머니 신났시유~
바비큐 파티까지 이어졌다. 늘어나는 것은 술병뿐~~
대장은 텐트를 가져갔다. 술취하기 전에 근사하게 텐트를 쳤으니 망정이지....
해롱해롱~ 어떻게 내 집으로 갔는지 모른다. 이불은 저 구석에 처박혀 있고 몇 년 묵은 후라이를 덥고 잤다. 땀은 흠뻑~
아침에 일어나니 온몸에 시커먼 때로 ~~~범벅 아침식사를 마치고 마을에서 파는 모과효소, 양파 장아찌를 구입했다.
창포마을이 생각나면 냉장고에서 꺼내 먹어야지 작별인사는 단체사진으로 대신하고 처음 만난 것 처럼 버스옆에서 손을 흔들어준다. 하룻밤에 만리장성을 쌓는다고...아마 오래오래 잊지 못할 것 같다. # 2편으로 이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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