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까짓 놈이 우리에게 뭘 해줄 수 있어! 가서 보조금이나 타와"라는 핀잔만 계속 퍼부어대는 도쿠시마현 가미카츠쵸 마을에 농협직원인 요코이시씨가 발령을 받은 것이 1979년의 일이다. 195가구 인구 2,021명의 산간만을은 사상 최악의 한파로 유일한 수입원이던 감귤 나무가 고사하면서 젊은이들은 대부분 도회지로 가고, 남은 노인들은 매일 술로 시름을 달래는 절망의 마을이었다. 요코이시씨는 이 마을에 경제적 안정을 가져다 줄 새로운 사업을 찾던 중 초밥에 장식된 예쁜 나뭇잎이 마을에 지천으로 널린 나뭇잎임을 우연히 알게 되면서 할머니 4명과 함께 1987년 '(주)이로도리'라는 장식용 나뭇잎 판매회사를 설립하게 되고, 현재는 시장의 70%정도를 점유하면서 연간 30억정도의 마을 수입을 올리고 있다.
무엇보다도 <자신들은 잊혀진 존재다>라고 생각해오던 90세의 할머니가 사다리를 놓고 낙엽을 따고, 83세 할머니가 팩스로 주문을 받고 컴퓨터로 판매를 점검하면서 일을 통해 사람과 연결되고, 자신이 사회를 움직이는 일원이라고 느끼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러한 할머니들의 성공 노하우를 배우겠다는 젊은이들이 일본 전역은 물론 세계 각지에서 찾아오고 있다. "정부에서 나오는 보조금만 기다리고 있던 주민들에게 있어 버려지던 지역의 자원(나뭇잎)이 황금이 될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한 경우"라고 요코이시씨는 말한다.
이처럼 나뭇잎이 일으킨 작은 바람이 마을은 물론 일본의 전국을 변화시키듯 최근 <커뮤니티 비즈니스>라는 지역밀착형 스몰비즈니스는 시장규모 2,400억엔, 사업체 8,000여개, 그리고 10년후 100만명의 고용규모를 예상하면서 낙후되어가던 지역들의 활성화를 주도하고 있다. 이는 1994년 호소우치 노부타가라는 은행원이 버블경제의 폭락으로 일본사회가 침체되고 실업율이 증가해가는 가운데, 영국의 그래스고우 지역의 지역개발 실업정책상의 과제에 대처하기 위한 조직을 소개하면서 일본에서는 <커뮤니티 비즈니스>라는 새로운 용어로 변모하여 사용하게 된 것이 시초라고 할 수 있다.
당시의 일본사회는 고령화 및 소자화 사회가 도래하고 1등만이 살아남는 글로벌경제화의 영향으로 지역경쟁력이 급격히 저하되면서 지역산업의 공동화 현상과 고용의 장들이 상실되고 노동환경이 급속히 악화되어 지역사회의 붕괴로까지 이어지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지만,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재정악화로 인해 종래 행정의 역량으로는 해결이 어려운 한계에 직면한다. 반면 시민사회가 성숙해지면서 지금까지 지역의 약자로 머물러있던 노인, 주부, 퇴직세대 등이 주체가 되어 지역의 문제해결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인 참여가 이루어지면서, 지역주민에 의한 지역경제 자립구조의 확립이라는 절대절명의 사회적 요구에 부합하는 새로운 방법론으로서의 기대감이 <커뮤니티 비즈니스>가 빠른 속도로 주목을 모으게 된 배경이라 할 수 있다.
커뮤니티비즈니스란 무엇인가?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커뮤니티 비즈니스>란 무엇인가? 우선, 용어의 의미만을 해석해 본다면 지역적인 것(Community)과 경제적인 것(Business)를 합성한 개념으로, 처음 이 용어를 사용한 호소우치는 "지역을 기점으로, 주민이 주체가되어, 얼굴이 보이는 관계 안에서 운영하는 사업을 말하며, 지역에서 잠자고 있는 자원을 활용하여, 지역주민이 주체가 되어 자발적으로 지역문제에 대처하여, 비즈니스로서 성립시켜가는 지역의 활력만들기다"라고 정의 내리고 있다. 이를 좀 더 쉽게 설명해본다면, 지역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지역성)를 지역의 생활자가 주체가(시민성)되어 해결하려는 생활자운동이다.
사라져가는 향토음식 보존을 위한 '히마와리테 레스토랑', 지역의 육아정보제공을 위해 시작된 '(주)프라우', 이용자 가소로 폐지되는 민간버스를 지켜낸 'NPO생활버스 욧카이치', 증가하는 빈집과 보조금에 의존하지 않으려 마을회사를 만든 '가고시마의 야네단마을' 등 경제문제를 포함한 다양한 지역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의 잠자는 자원을 살려(지속성) 고객과 만날 수 있는 시스템 즉 비즈니스 형태(사업성)로 만들어가는 과정이 <커뮤니티 비즈니스>이며 익명성이 아닌 사람과 사람의 관계망에 기초한 지역의 경제적활동인 것이다. 이 과정에서 (주)이로도리의 요코이시씨처럼 먼저 인식하고 행동한 리더가 있었고, 노인, 주부, 자원봉사자 등 엘리트가 아닌 지역 생활자들이 주체가 되었으며, 그 활동의 이익을 다시 지역으로 환원(공헌성)하면서 자신들의 이익배분의 추구보다 다음세대를 위한 마을의 미래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만일 지역에서 <커뮤니티비즈니스>를 활용하여 지역활성화를 생각한다면, 첫째, <커뮤니티 비즈니스>는 주민의 자유로운 아이디어로부터 출발함을 기억하고 둘째,주민은 교육의 대상이 아닌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힘을 기르도록 지원하며 셋째, 참여자 모두가 동의하는 원칙을 만들고 실천해보는 것을 제안하고 싶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마을주민들에게 실패할 시간을 주고, 실패한 리더를 격려할 수 있는 성숙한 공동체성을 만들어 가는 것이 <커뮤니티 비즈니스>의 기본 정신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지역을 터전으로 오랜 세월을 살아온 주민을 존중하며, 그들이 기억하는 것이 곧 비즈니스가 될 수 있음을 믿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인상깊었던 군마현의 사례를 소개하며 이 글을 마칠까 한다. 점차 쇠퇴해가는 상점가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이벤트> 회의가 열리지만, 번번히 주민들의 의견 다툼으로 인해 실패로 돌아가게 되자 결국 주민들은 3가지 회의원칙을 만들게 된다. 1) 다른사람이 의견을 낼 때 끝까지 경청할 것 2) 주민 중 누구의 아이디어도 무시하지 말고 채택할 것 3) 채택된 이벤트는 성공한다고 해도 다시 하지 말기이다. 이후로 주민들은 자신의 의견이 존중받게 되면서,스로 아이디어를 내고 즐기는 이벤트가 되면서 상점가는 예전과 같은 활기를 되찾아 결국 상점가 활성화에 성공을 하게 된다.
결국 그 성공을 이끌어 낸 사람들은 엘리트나 전문가들이 아닌 그 마을의 주민들이었음을 기억하길 바랍니다.
글/ 김미현 수도대학동경 도시환경과학연구과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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