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푸드축제2011/10/25 10:24

“처음엔 소일거리나 될까 싶어서 시작했어요. 그러다보니 축제에도 나가게 되고, 사업도 준비하게 되고 일이 커졌네. 허허”

1년을 땀흘려 가꾼 농작물을 수확하는 10월. 완주군 용진면 서계마을 안정식 이장과 유완근 노인회장은 요즘 몸이 두 개여도 모자랄 정도로 바쁩니다. 열심히 키운 농작물은 수확하는 것은 물론이고, 새로운 사업에도 도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바로 유과부스개. 평생을 농사꾼으로 살아왔던 두 사람은 요즘 유과부스개 판매라는 새로운 사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서계마을 유과부스개를 사업으로 이끌고 있는 두 사람. (왼쪽부터) 안정식 이장, 유완근 노인회장

서계마을 유과부스개를 사업으로 이끌고 있는 두 사람. (왼쪽부터) 안정식 이장, 유완근 노인회장


어릴적 먹던 유과부스개를 재현하다

두 사람이 유과부스개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너무나 우연한 기회였습니다.

“얼마전에 완주군에서 마을대표음식들을 가지고 와일드푸드축제를 한다고 찾아왔어요. 각 읍면별로, 또 마을별로 대표음식을 개발해서 선보이자는 얘기더라고. 우리는 뭘 해볼까 하고 고민했는데 군 담당자가 ‘서계마을에서는 쌀이 많이 나오니까 쌀을 가지고 만들어보면 어때요' 하더라고. 그래서 뭘 해볼까 마을사람들과 고민하다가 ’그럼 유과부스개를 해보자‘라는 이야기가 나와서 시작하게 됐죠.”

어릴적 향수음식을 주제로 한 와일드푸드축제를 위해 마을메뉴를 개발하던 중 우연히 이야기가 나온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서계마을 사람들은 어릴적 추억이 담긴 유과부스개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사실 ‘유과부스개’는 쌀이 많이 나는 용진면 서계마을 일대에서 오래전부터 즐겨먹던 음식이었습니다. 이곳 사람들에게는 ‘추억의 먹을거리’였던 셈이죠. 흔히 ‘유과’라는 말로도 부르는 ‘유과부스개’는 쌀의 고소함과 조청의 달콤함이 어우러져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간식이었다고.

“요새는 한과라는 이름으로 유과부스개가 나오는데, 이게 밖에서 파는 것을 먹어보니까 퍼석하니 맛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우리가 옛날에 먹던 그 맛을 되살려보자 싶었어요. 그래서 우리 마을에서 많이 나는 쌀이랑 저기 삼례에서 만들고 있는 조청, 그리고 백년초 가루를 가지고 유과부스개를 만들었어요. 이름이 왜 유과부스개냐 하면 이게 처음에는 작게 빚어놓는데 나중에 돌이나 이런 곳에 올려놓고 익히면 ‘부스스’ 하면서 커진다고. 그래서 부스개에요.”

그러나 만드는 일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유과부스개를 계속 만들어오던 것이 아니라 어릴적 먹던 맛을 재현하는 일이었기에 노하우도 부족했고, 시행착오도 많았습니다.

“처음에는 재료 많이 써도 몇봉지 못만들었어요. 실패를 많이 해가지고. 우리가 농사만 지었지 이걸 원래 만들던 사람이 아니었거든. 이게 보기보다 손도 많이 가고 만들기도 어려워서 네사람이 달려들어도 5일을 꼬박 걸려야 만들어져요. 쉽진 않더라고.”

무슨 일이든 처음은 쉽지 않은 법. 처음엔 어려움도 많았지만 축제를 준비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서계마을 사람들도 유과부스개가 손에 익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와일드푸드축제로 자신감을 얻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와일드푸드축제 당일이 되었습니다. 서계마을 사람들은 그동안 노력해만든 유과부스개를 들고 현장을 찾았죠. 처음 축제현장으로 떠날땐 “그저 소일거리 비용이나 나왔으면 좋겠다”는 심정으로 떠났다고.

“처음엔 그랬죠. 그런데 이게 막상 축제 현장으로 가니까 소위 말하는 ‘대박’이 났어요. 우리가 이거 준비하면서 유과부스개 1천장을 가지고 갔거든요? 근데 축제가 3일인데 하루만에 800장이 팔려버린거에요. 다음날은 말할 것도 없고. 그래서 바로 둘쨋날부터 현장에서 사람들 데려다가 계속 만들기 시작했어요. 몸은 힘들었지만 기분은 좋습디다.”

서계마을의 자랑거리인 쌀로 만든 유과부스개. 용진면 서계마을의 새로운 특산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서계마을의 자랑거리인 쌀로 만든 유과부스개. 용진면 서계마을의 새로운 특산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두 사람의 말처럼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축제 3일간 유과부스개 판매로 총 300만원에 달하는 소득을 올린 것. 1봉지에 유과부스개 4장을 넣어 5천원씩 판매했으니 판매봉지 수로 600봉지, 낱장 수로는 2,400장에 달하는 숫자다.

“축제가 끝나고도 유과부스개 사갔던 사람들한테 전화가 왔어요. 더 구할 수 없냐고. 더 보내주면 안되겠냐고 하더라고. 우리야 뭐 축제때만 만들던 거라서 힘들다고 했죠. 그런데 자꾸 연락이 와서 조금만 더 만들어서 보내줬어요.”

예상치 못한 ‘대박’을 기록한 서계마을 사람들. 어릴적 맛을 되살려놓은 추억의 맛이었으니 축제에서의 성공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유과부스개, 서계마을의 ‘희망’이 되다

축제를 통해 가능성을 엿본 서계마을의 유과부스개는 이제 새로운 ‘희망’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단지 축제에 내놓기 위해 만드는 것이 아닌, 본격적인 생산과 판매를 통해 마을주민들의 새로운 소득원으로 만들 계획을 세우고 있기 때문입니다.

“유과부스개가 축제때랑 잘 되고 하니까 군에서도 마을주민들을 도와주겠대요. 마을주민들이 유과부스개로 돈도 벌고, 마을 특산품도 만들고 하면 좋잖아요. 그래서 제대로 만들 수 있도록 사업자도 내고, 시설도 갖추고 하려고 준비중입니다. 내년쯤이면 만날 수 있지 않을까요? 허허.”

안 이장과 유 회장의 말처럼 이번 축제를 통해 ‘탄력’받은 서계마을은 유과부스개를 마을 특산품으로 만들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추억의 맛을 경쟁력으로, 마을주민들의 손맛을 무기로 유과시장에 도전하겠다는 두 사람, 그리고 서계마을. 와일드푸드축제를 통해 시작된 그들의 작은 도전이 어떤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지켜보고 싶습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이 장소를 Daum지도에서 확인해보세요.
전라북도 완주군 용진면 | 전북 완주군 용진면 상운리
도움말 Daum 지도
Posted by 완이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