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정마을은 ‘비비정(飛飛亭)’이라는 정자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마을을 감 싸고 흐르는 삼례천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자리 잡은 정자 ‘비비정’에 앉아 붉게 물들어가는 저녁노을을 배경으로 날아가는 기러기 떼를 바라보노라면, 시심이 절로 일었다. 이태백을 흉내 내어 술잔에 비친 달을 들이키노라면 굳이 하얀 백지에 옮겨 담지 않더라도 스스로 한편의 시가 되었다. 푸른 들녘의 젖줄이되어주는 삼례천과 금모래, 어디하나 가리지 않는 시원한 하늘과 날아가는 기러기 떼, 그리고 작은 소반 위 한 잔의 술! 예부터 ‘술 없는 풍류 없다’ 하였으니비비정마을과 술은 한번쯤 다시 만나야할 인연이었을지도 모른다.
비비정의 도전은 끝이 없어라.
비비정마을의 또 다른 도전이 시작됐다. 이번에는 ‘술’이다. 술은 ‘농가 레스토랑’을 키워드로 신문화공간조성사업을 하고 있는 비비정마을에 있어, 레스토랑을 빛나게 할 맛깔스런 조연이면서, 신문화공간조성사업 이후에도 흔들림 없이 마을의 뿌리를 굳건히 할 주인공이다.
비비정마을이 공사를 앞두고 있는 ‘농가레스토랑’과 마을주민의 알콩달콩 ‘친환경시민텃밭’에 이어, 기억 속에 묻힌 전통 마을양조장인 ‘작은양조장’ 사업을 시작한다. 과거 마을 곳곳에 있던 마을양조장의 기억을 더듬어 우리네 옛 술의 깊은 맛을 살리고, 향긋한 술내와 향수를 부활시킬 ‘작은양조장’은 비비정마을청년회와 비비힐사업추진단이 진행한다. 비비힐사업추진단은 이를 위해 마을청년회와 여러 차례 회의를 갖고 사업에 합의한데 이어, 작은양조장을 꾸려갈 4명의 멤버구성을 마쳤다.
박사문 이장과 김동환 청년회장을 시작으로 김승태, 김형철, 최강일 등 4명의 청년회원들이 작은양조장의 창단 멤버다. 술을 만들 술청은 마을 빈 집을 리모델링해 발효시설 등 최소한의 시설을 갖출 계획이다. 술청은 본디 목로주점과 같이 조그맣게 술을 만들기도 하고 팔기도 하던 간이주점을 가리키지만, 가정집 가양주 생산시스템보다 조금 더 전문적인 생산시스템을 갖춘 술 제조공간을 일컫기도 한다.
마을 빈 집에, 4명의 멤버. 작은양조장이라는 이름처럼 작은 시작이다. 하지만 사실 기업화된 몇몇 대단위 양조장을 제외하면, 4명도 결코 적지 않다. 하물며 마을전체가 양조사업을 함께 거드니 이만하면 탄탄한 시작인 셈이다. 4명의 창단멤버는 최소한 1년 동안 전문 전통주 제조기법을 배우고 전국의 유명 양조장 등을 답사하며 작은 양조장을 키워나갈 계획이다.
작은양조장 멤버 모두가 생업이 따로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 모두 마을을 키워나가기 위해 굉장한 투자를 하고 있는 셈이다. 가정을 꾸리고 생업을 하면서 마을을 위해 1년 동안 교육을 받고 틈틈이 답사를 다니는 일은 사실 시작에 불과하다. 비비정 전통주만의 맛을 내기 위해 그들은 수많은 밤과 낮을 바칠 것이다.
그렇게 비비정만의 전통주는 만들어질 것이다. 7월 26일 늦은 저녁, 그들의 회의에서도 숱한 고민과 아이디어들이 오갔다. 작은양조장을 위해 준비한 예산도 컨설팅과 술청공사와 시설비, 교육비 등을 감안하면 넉넉하지 않고, 그들 스스로 많은 시간을 이 사업에 할애할 수 있을지도 고민이다. 사업을 활성화시켜 마을에 도움이 될 만큼 수익을 내야한다는 의무감도 벌써 꽤 무겁다.
하지만 새로운 사업에 도전한다는 설렘이 그들 얼굴에 가득하다. 과거 흔히 볼 수 있었으나, 마을에서 자취를 감춘 지 오래인 양조장이 마을에 다시 부활한다는 기쁨도 크다. 그렇기에 걱정을 하면서도 답사해야할 양조장을 줄줄이 거론하고, 어렵겠다고 한 벌 물러서면서도 기꺼이 양조장사업에 이름을 올린다. 공동텃밭에서 수확한 자두를 이용한 자두와인 등 술에 대한 아이디어도 쏟아진다.그래서 작은양조장의 출발은 작지만 크고, 무겁지만 가볍다. 술청이 완성되고 술 제조기술을 익히게 되면, 일단 월 100~200병의 전통주를 소량 생산해 농가레스토랑에서 소비할 계획이지만, 1~2년 후쯤 가시적인 성과가 보이면 지역특산주 생산면허 취득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비비힐사업추진단 소영식 PM은 “신문화공간조성사업을 시작으로 해서 마을에 수익을 담보할만한 마을사업으로 양조장이 현실적으로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된다”면서 “양조장 사업이 성공적으로 첫 발을 뗀다면, 비비정마을은 농가레스토랑과 시민텃밭, 양조장까지 세 박자를 고루 갖춰 신문화공간조성사업의 오랜 성공을 뒷받침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술 익는마을을 꿈꾸며비비精
이를 위해 비비힐사업추진단은 사단법인 수을의 김성환 사업본부장으로부터컨설팅을 받아 상업적 생산을 위한 개량여부에 관계없이 해방이전 우리나라 전통의 양조문화 및 기법을 근간으로 하는 전통양조법에 기반한 마을양조장을 추진할 방침이다.
김성환 사업본부장은 “기존의 다른 양조장은 일제시대부터 이어져온 일본식 방법으로 만들거나 밀가루 등 수입재료를 이용하고 있어 전통양조법에 따르는 마을양조장은 찾기 어려워졌다”면서 “비비정마을은 쌀과 누룩, 물만 가지고 만드는 전통주를 전통기법에 따라 생산함으로써 풍미가 깊고 뒤끝은 없는 고품질의 술로 차별화를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통주는 이스트 등 효소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마을에서 생산되는 쌀과 누룩, 물로만 만들어 깊은 맛과 매혹적인 향이 있으며, 숙취가 없고 몸도 개운하다.
비비정마을의 농가레스토랑이 고급한정식으로 컨셉을 잡은 것에 발맞춰, 작은양조장에서 전통기법으로 생산한 고급 전통주를 상에 올린다면 큰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작은양조장은 우선은 고급 전통막걸리를 타깃으로 삼고 있다. 이에 탁주에 물을 희석하기 때문에 생산량이 청주 등에 비해 많은 편이고, 최근 막걸리가 인기를 끌면서 고급 막걸리에 대한 수요도 커진 점을 감안한 판단이다. 하지만 이는 임의적 선택으로 비비정 작은양조장의 주종은 교육과정과 컨설팅, 생산 등을 지켜보면서 확정할 계획이다.
# 이 원고는 완주군 비비정마을 소식지 '비비정마을신문' 8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비비힐사업추진단 : 070-4111-3729
비비정마을 블로그 : http://blog.naver.com/bibihill1
이메일 : bibihill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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