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는 향기2009/08/07 09:51

성실한, 주민을 위한, 인정받는 일꾼
이수백 마을 국원호 이장


“마을사람들이 다 알아서 하니 할 일이 없어요”

  푸른 새싹이 제법 색깔을 뽐내며 봄향기 물씬 풍기는 이수백 마을에서 국원호 이장님(63)을 만났다. 이수백 마을은 이전리, 수선리, 백도리가 합쳐져 만들어진 이름이다. 친목도모를 위해 시작했던 각 마을 모임은 20여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이제는 서로 농사짓는 방법도 공유하고 마을 행정도 같이 챙길 정도로 규모도 커졌고 모임도 체계화됐다. 주민들 화합을 위해 일년에 네 번씩 함께 여행도 떠난다고 한다. 이수백 마을의 특산품은 수박과 상추다. 비봉수박이야 말이 필요없을 만큼 일품으로 치지만 상추는 좀 낯설다. 주민 소득 증대를 위해 수박을 재배한 후 후작으로 상추를 키운다고 한다.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되는 상추 또한 품질이 좋다며 자랑이다.

  이수백마을 주민들의 단결심은 혀를 내두를 정도다. 1996년에 건립한 마을회관이 그 일례. 마을 주민들과 마을 출신의 인사들이 십시일반 힘을 합쳐 군의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 건립했다. 국 이장은 전국적으로도 사례가 없을 것이라며 힘주어 말했다. 마을 앞 신작로공사를 할때도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땅을 기증하는 바람에 다른 마을 앞으로 나기로 했던 길을 이수백 마을 앞으로 지나도록 만든 일도 있었다. 이미 20년전부터 비봉면에서 모범적 마을로 평가 받고 있는 이수백 마을은 주민 모두가 하나라는 생각으로 마을일에도 자발적이다. “내가 할 일이 별로 없어요. 마을회관에서 공지사항 전해주고 이렇게 일 합시다 하면 주민들이 다 알아서 하니까 나야 고맙고 편하죠.” 마을청소며 도로주변의 제초작업이며 누가 시키지 않아도 주민들 스스로 한다. 

  이장협의회 회장, 새마을 협회 회장에 마을 이장까지 하려면 바쁘지 않냐는 질문에는 “바쁘긴 합니다. 근데 아직 난 젊잖아요. 젊을때 일 많이 하면 좋은거 아닙니까? 기자양반도 바뻐야 사는거 같잖아요. 나도 그래요” 라며 첫 인상처럼 시원시원한 대답을 쏟아낸다.

 “내 마음이 편하니 힘들지가 않아요. 젊었을 때 고생을 많이 하고 나니 새로운 인생이 펼쳐진거 같더라고. 그래서 더 열심히 살게 됩니다. 힘든것도 행복이라고 생각하고 말이죠. 그러니 저절로 흥이 나고 일도 더 잘되는거 같습니다.” 

 이곳에서 태어났지만 농사를 지을 생각은 없었단다. “군대 갔다오고 호남정유에서 일을 했어요. 근데 아는 분이 원예 농사 한번 안해볼래? 하시는 겁니다. 그래서 이 길로 접어 들었는데 벌써 세월이 이렇게 흘러갔네요. 근데 후회는 안합니다. 뭘 하든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요.” 

  평균 연령이 60~70세인 이수백 마을에서는 이장선거도 안한다. 주민이 이장직에 관심도 없거니와 국이장이 주민들을 위해 하던 것을 지켜보고는 믿고 맡긴다. 그래서 벌써 3번째 연임을 하고 있다. “성실하고 열심히야. 주민들과 화합하고 우리를 위해서 일하니까 고맙지. 그러니 인정을 안 할 수가 없잖아. 잘하는 건 잘하는 거지” 주민들의 칭찬속에 이미 그 이유가 다 숨어있었다. “근데 나 올해까지만 이장 하렵니다. 나이 많은 사람이 물러나줘야 젊은 사람들이 젊은 감각으로 농촌을 이끌어 가죠. 믿음직한 후배가 나타나면 물려주고 저는 농사나 지을겁니다.” 그럼 이장 어떤 사람이 이장이 되었으면 좋겠냐고 묻자, “그거야 비밀이죠, 말해주면 쓰나”며 웃어 보인다. 단결심 좋은 주민들이 모여 사는 이수백마을. 이제 머지 않아 젊어지기까지 하려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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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완이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