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신문화공간조성사업으로 정수장 부지가 ‘마을 땅’이 되면서, 그 곳에 놀고 있던 200평 정도의 땅에 감자를 심었다. 빈 땅을 묵혀두기 아까워하는 시골사람들의 부지런함때문이다. 5상자의 감자가 96상자가 되었다. 노다지다. 마을 청년회 등 함께 일한 사람들에게 인건비로 몇 상자를 나눠주고 70여 상자는 내다팔아 150만원 가량의 수익을 올렸다.
그 노다지는 마을사람들이 함께 거둔 것이다. 정도순 부녀회장은 빈 땅을 보고, 혼자서 농사짓지 않고, 마을사람들과 함께 경작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참에 부녀회 자금도 마련하면 좋겠다는 계산도 있었다.
“촌에서만 살아봐서 그런가, 빈 땅을 보면 그렇게 아까워. 마을 사람들이 같이 농사를 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 부녀회에서 같이해서 부녀회 자금도 마련하고, 그럼 얼마나 좋아.”
정도순 부녀회장의 설명이다.
그렇게 빈 땅은 감자밭이 되었고, 그 감자밭에 달달한 감자가 영글어갈 때, 마을 사람들의 마음도 함께 나누는 이웃의 정 덕분에 달달해졌다. 투자한 감자량 대비 거둔 20배에 달하는 수익도 올렸다. 꽤 짭짤한 그 수익은 부녀회의 회비로 마을 사람들의 배를 두둑하게 불려줬다.
성공의 경험으로 올해에는 만경강 하천부지 땅에 감자를 심었다. 노다지의 땅이었던 정수장 부지는 농가레스토랑 공사가 시작되면 이용할 수 없기에 하천부지를 선택했다. 하천부지는 범람해오는 침수피해로 1년에 한 가지 농사만 짓던 땅이다. 마을 사람들은 가을에 그곳에 배추농사를 지어, 가을김장을 해결했다. 그러던 것이 올 봄 처음으로 그곳에 감자 꽃이 폈다.
예상보다 수익은 저조했다. 지난해 경험에 많은 기대를 품었던 주민들은 살짝 실망한 기색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쉰 상자가 넘는 결실을 거뒀고 그 감자를 판매한 돈을 합해 또 다른 수익사업이 될 매실장아찌와 매실 엑기스도 담았으니 아예 흉작이라고 할 수는 없겠다.
매실도 마을 공동경작의 작품이다. 정수장 부지에 8그루의 매실나무가 있다. 사람 손을 많이 타지 않아도 열매가 저절로 잘 영근다. 이번에도 8그루밖에 안 되는 나무에서 탱글탱글 튼실한 매실을 300kg이나 거뒀다. 이중의 일부는 생 매실을 그대로 판매했고, 그 판매액과 감자판매액을 합쳐, 설탕 등 재료를 구입해 나머지 매실로 매실엑기스와 매실장아찌를 담았다.
매실엑기스는 1년은 묵어야 제 맛이 나고, 독소가 모두 없어져 먹기에 가장 좋다고 한다. 매실장아찌는 3개월이 지나면 먹을 수 있다. 그래서 매실엑기스는 내년에나 맛볼 수 있고, 매실장아찌는 9월 와일드푸드축제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감자와 매실을 거두고, 액기스와 장아찌를 담는데 이영이, 한순자, 황옥순, 김재순, 정도순, 유명자, 최순덕, 김연심, 임정자, 권영애 등 부녀회원과 박사문 이장, 김동환, 최광용 청년회원들이 함께 힘을 보탰다.
“많은 언니들이 ‘응 그러자’ 다 따라주고, 그러면 안돼, 저러면 안돼 하는 법이 없어. 감자를 심거나 매실을 거두거나 피곤한데도, 다 같이 해주고, 다 따라주고 고맙고 미안하고, 좋은 것 같어.”
함께 땀 흘리며 씨를 뿌리고, 함께 웃고 떠들며 거두고. 마을 사람들의 따뜻한 에너지에, 감자며 매실이며 더 맛도 좋아지겠다. 듣는 사람마음도 달달해진다.
# 이 원고는 완주군 비비정마을 소식지 '비비정마을신문' 8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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