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완이와 주니에요.
무더운 여름, 잘 보내고 계신가요?
요즘은 장마라서 조금 덜 덥긴 하지만 그래도 여름은 여름이니까요 ^^
오늘은 선녀와나무꾼 이야기를 들려드리려고 해요.
저 완이와 주니의 이야기가 '선녀와나무꾼' 이야기라는 건 잘 알고 계시죠?
세 번에 걸쳐서 왜 저희가 완주군에서 태어나고 자랐는지를 알려드릴거에요.
아, 오는 7월 17일과 18일 이틀간 완주군 운주면 삼거리마을에서 선녀와 나무꾼 축제가
열리는 거 알고 계세요? 모르셨다구요? 그럼 지금 수첩에 빨리 적어두세요.
저희 마을로 여러분을 초대하는 거니깐요 ^^
그럼 이야기를 시작해 볼까요?
옛날, 아주 먼 옛날, 그러니까 호랑이 담배피고 노루와 인간이 대화를 나누던 그 옛날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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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루는 나무꾼에게 선녀가 아이를 넷 낳기 전에는 옷을 돌려주지 말라고 얘기했는데 나무꾼은 선녀가 매일 하늘나라를 그리워하는 것에 마음이 약해져 결국 아이 셋을 낳았을 때 날개옷을 보여준다. 그러자 선녀는 아이들을 양팔과 등에 업고 하늘로 올라가버린다. 슬픔에 잠긴 나무꾼은 다시 노루의 도움으로 하늘에서 내려온 두레박을 타고 하늘로 올라가 선녀와 아이들을 만나 행복하게 살았다.
하지만 나무꾼은 지상에 있는 어머니가 그리워 다시 용마(龍馬)를 타고 어머니를 만나러 온다. 선녀는 나무꾼에게 “절대 용마에서 내리지 말라”라고 당부하지만, 나무꾼은 어머니가 준 호박죽을 먹다가 용마의 등에 떨어트려 결국 말에서 떨어지고 만다. 하늘로 올라가지 못한 나무꾼은 결국 수탉이 되어 매일 하늘을 향해 울었다고 한다.」
위 이야기는 어렸을 적부터 익히 수 십 번 이상은 들어봤고, 또 동화책이며 만화로도 봐왔을법한 ‘선녀와 나무꾼’이다. 전래동화로 잘 알려진 ‘선녀와 나무꾼'은 그 버전에 따라 결말이 달라지는데, 크게 선녀가 하늘로 올라 간 뒤 나무꾼이 선녀를 그리워하며 죽었다는 결말, 두레박을 타고 하늘로 올라가 선녀와 자식들을 만났다는 결말, 나무꾼이 노모를 만나기 위해 지상으로 내려왔다가 다시 올라가지 못했다는 결말 등으로 나누어진다.
이는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오는 구전문학의 특성이기도 한데, 이야기가 전승되는 과정에서 그 세대의 윤리의식이 반영되고 또 전승되는 지역의 특수성과 지역성이 설화 등에 덧씌워지기 때문이다.
때문에 선녀와 나무꾼은 이야기가 전승되는 지역에 따라 <선녀와 나무꾼>, <노루와 나무꾼>, <사슴을 구해준 총각>, <금강산 선녀설화>, <선녀의 깃옷>, <수탉의 유래>, <닭이 높은데서 우는 유래>, <뻐꾸기의 유래> 등 다양한 이름으로 전해 내려오고 있다.
하지만 약간씩 다른 이 공통된 이야기 속에도 바뀌지 않는 부분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선녀와 나무꾼이 지상에서 노모를 모시고 행복하게 잘 살았다는 결말이 없다는 것이다. 유독 해피엔딩을 좋아하고 권선징악(勸善懲惡)적 결말 만들기를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왜 선녀와 나무꾼 만큼은 ‘비극’으로 놔둔 것일까. 그 이유는 바로 이 이야기의 원형이 고대 몽골 부랴트족 신화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선녀와 나무꾼의 원형-백조처녀 이야기
바이칼 호수 부근에 사는 몽골 부랴트 족은 백조를 신성하게 여기는 풍습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부랴트 족 건국 신화와 연관이 깊다. 우선 이들의 건국신화를 한번 살펴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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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몽골 바이칼 호수 부근에 사는 부랴트 족의 기원 신화는 백조에서 시작되고, 그 백조 이야기는 선녀와 나무꾼 이야기로 변형된다. | ||
이 신화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알고보니 백조가 바로 선신 에세게 마린의 딸이고 이 백조로부터 바이칼 지역 부랴트인들의 족보가 시작됐음을 신화는 뒤이어 설명해준다. 또한 이런 유형의 <백조처녀>이야기는 유럽에서 몽골, 시베리아, 중국(곡녀전설)와 일본(우의전설)에 이르기 까지 널리 퍼져 있다.
흥미로운 점은 앞서도 밝혔듯이, 선녀와 나무꾼 이야기가 한국인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왔음에도 불구하고 지상에서 행복한 가정을 꾸미는 결말이 없다는 것인데, 조현설은 <우리 신화의 수수께끼-2006년 한겨레 출판>에서 다음과 같이 풀이하고 있다.
“부랴트족 건국신화는 백조와 지상의 사냥꾼이 헤어져야 부랴트족이 지상에 존재할 수 있게 되는 구조이다. 때문에 마치 유전자와 같은 신화에 대한 기억이 행복한 결말을 원하는 한국인의 심성이 발동하지 못하도록 훼방을 놓았던 것이다. 다만 우리나라에서는 신화가 아닌 전설이나 민담으로 구전되는 과정에서 선녀와의 이별을 나무꾼의 통곡이나 하늘나라의 재회로 마무리 했던 것…”
전승자에 따라 달라지는 선녀와 나무꾼의 유형
한편, 말하기 좋아하는 전승자가 관심을 두는 대목에 따라서 우리나라에 전해져 내려오는 선녀와 나무꾼 이야기는 그 유형도 가지각색인데, 배원룡은 <나무꾼과 선녀 설화 연구-1993년 집문당>에서 그 유형을 크게 6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첫째는 ‘선녀승천형’으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유형이다. 선녀가 하늘나라로 올라간 뒤 나무꾼이 좌절에 빠졌다는 서사구조다. 둘째는 ‘나무꾼 승천형’으로 나무꾼이 두레박을 타고 하늘로 올라갔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 부분에 있어서는 옥황상제가 나무꾼을 죽이려고 썩은 두레박을 내려 보냈는데 선녀의 도움으로 승천하게 됐다는 각편도 있다.
셋째는 ‘나무꾼 천상 시련 극복형’으로 하늘로 올라간 지상의 인간 나무꾼이 시련을 극복하고 하늘나라에서 살게 됐다는 유형이다. 넷째는 ‘나무꾼 지상 회귀형’으로 이 역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구조이다. 노모를 보기 위해 용마를 타고 지상에 내려온 나무꾼이 용마에서 떨어져 하늘로 올라가지 못하고 죽어 수탁이 됐다는 이야기다.
다섯째는 ‘나무꾼 시신 승천형’으로, ‘나무꾼 지상 회귀형’에서 죽은 나무꾼이 수탉이 돼 하늘을 향해 울부 짖는 것을 불쌍하게 여긴 전승자가 나무꾼의 시신을 하늘로 올려 보내는 모티브를 첨가한 유형이다. 끝으로 여섯째는 ‘나무꾼과 선녀 동반 하강형’인데, 천상에서 이웃의 구박을 피해 선녀와 나무꾼이 함께 지상으로 내려오고 ‘하늘에 다녀온 사람’이라 하여 나라의 싸움에 참가하게 되는 이야기로 발전된 형태이다. 이 서사구조에는 국익을 우선해야 한다는 전승자 의식이 반영된 경우라고 볼 수 있겠다.
이처럼, 선녀와 나무꾼의 이야기는 그 유형만 하더라도 전승자의 부풀리는 말과 상상력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특히, <백조처녀> 신화에서 <선녀와 나무꾼>으로 이야기가 변형되는 과정에서 이야기의 주체가 백조에서 나무꾼으로 변이되는데, 이는 결국 남성을 여성보다 우위로 보는 우리 민족의 전통적 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선녀와 나무꾼을 두고 여성을 가정 안에 붙잡아 두고 싶은 남성의 욕망이 녹아있다고 해석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결국, <선녀와 나무꾼>은 그 기본적 토대에서 시작해 전승자의 성별적 사고와 상상력 등이 결합돼 다양한 유형의 이야기로 구전돼 왔다고 보는 시각이 가장 타당하다. 전승자가 자신만이 알고 있는 이야기에 자부심을 느끼고, 또 보다 더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확장 혹은 축소돼 온 것이다. 이는 기록문학과 달리 구비문학만이 갖는 특유의 멋인 동시에 구비문학을 두고 역사계와 문학계의 논지와 입장이 달라지는 주요 원인이기도 하다.
이유야 어찌됐든, 청자와 독자 입장에서는 다양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는 하나의 기쁨에 지나지 않는데, 그렇다면 선녀와 나무꾼 설화가 대대로 내려져 오고 있다는 완주군 운주면 삼거리 마을에서는 어떤 유형의 이야기가 숨어 있을까. 그리고 그 이유는 무엇일까. 삼거리 마을만의 지역성이 반영된 까닭일까?
다음편 <운주면 삼거리 마을을 가다> 편에서 이어나가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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