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푸드축제2011/11/09 10:14

“밀떡구이에선 ‘추억’의 맛이 납니다” 

 너무나 가난하게 살았던 어린 시절. 그때는 그저 배를 채우는 것이 첫 번째여서, 맛은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지금 그 시절의 음식들을 입속에 넣어보면, 맛도 없고 영양가도 없습니다. 그러나 어떤 음식도 따라올 수 없는 맛이 있습니다. 맛이 아니라 ‘추억’이 느껴지기 때문이죠.

 
 “옛날 어른들은 가끔 먹었던 간식이 술빵이었는데, 이게 만들려면 반죽을 뜨끈한 아랫목에서 꽤 오래 발효를 시켜야 먹을 수 있었대요. 하지만 배고픈데 이걸 어떻게 기다렸겠어요. 성질 급한 아이들은 이 반죽을 떼어다가 불에 구워먹었대요. 그게 바로 밀떡구이입니다.”
 
 와일드푸드축제에서 밀떡구이를 담당한 봉동읍 길미경 씨의 말입니다. ‘밀떡구이’는 그 이름처럼, 밀가루 반죽을 1m 정도 길이의 대나무 막대기에 꽂아 불에 구워먹는 단순한 요리입니다. 하지만 이 음식이 큰 사랑을 받은 이유는 단순히 맛 때문이 아니라 어린 시절 ‘추억’이 서려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 밀떡구이가 그냥 반죽을 구워먹는 거라서 맛은 별로 없어요. 그런데 사람들이 굉장히 좋아하더라구요. 어린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더 좋아해요. 30.40대들이 ‘어린시절 생각난다’면서 많이 왔었어요. 아이들은 호기심에 좋아했구요.”


 특별한 맛이 안나는 밀떡구이이기에 미경씨는 마을주민들과 함께 새로운 맛을 첨가하는 센스(?)를 발휘했다고. 
 
 “그냥 먹으면 너무 맛이 없어서 울금가루나 복분자가루 같은 걸 넣었어요. 대단한 요리는 아니었지만 많은 분들이 좋아하시더라구요.” 
 
 사람들의 추억을 자극한 밀떡구이로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었으면서도 미경씨는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며 겸손해합니다. 
 
 “쪼그리고 앉아서 굽는게 쉽지 않은 일인데도 재밌다면서 좋아해주시니까 고맙더라구요. 내년에는 작은 의자라도 배치해서 더 편하게 즐길 수 있게 해야겠습니다.”
 
 작은 체험으로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행복하다는 미경씨. 내년 축제에서도 밀떡구이 체험장에서 사람들에게 ‘추억’을 선물해줄 그녀의 모습을 만나보고 싶습니다. ^^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Posted by 완이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