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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2/15 ‘전국 최고’ 동상 곶감 농민들이 노하우 모아 책 만든 사연은?
사람 사는 향기2012/02/15 10:55

완주군의 ‘동상 곶감’은 조선 시대 고종 임금이 즐겨 먹었던 곶감입니다. 그만큼 맛과 품질이 전국에서도 최상급에 속합니다. 동상 곶감은 타 지역 곶감과 비교해 씨가 없다는 장점과 유황이 들어가 있지 않은 유기농 곶감이란 점에서 전국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항상 최고의 품질을 유지하는 동상 곶감의 뒷면에는 농가들의 남다른 노력이 숨어있는데요. 오늘은 동상 곶감을 더 맛깔나게 만들기 위해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한 농가를 찾아가 보았습니다.

곶감 박사가 말하는 동상 곶감의 매력

완주군 동상면 용연마을 ‘호시호곶감농장’의 유재룡(54)씨는 곶감 농사 25년 경력의 ‘곶감 박사’입니다. 그는 농산물관리원으로부터 곶감 무농약 유기재배를 전국 최초로 인증받을 만큼 밤낮을 가리지 않고 많은 연구를 해 왔습니다.

“1990년대부터 동상 곶감을 최고로 만들기 위해 농산물 품질 관리원을 다니면서 품질 교육을 지속적으로 받았죠. 97년도에 무농약 유기재배에 성공하고 나서는 동상곶감이 친환경곶감이라는 것을 전국에 알리려고 노력했어요. 다른 지역의 대부분 곶감들이 유황을 넣어 숙성시킨 것과는 달리 동상곶감은 유기농으로 짓고 있거든요. 품질과 당도가 타 지역보다 월등히 우수합니다.”

재룡씨는 한참 자랑을 늘어놓으며, “좋은 곶감을 만들기 위해서는 하루 24시간도 부족할 만큼 많은 정성과 노력이 들어간다”고 말했습니다.

“기본적으로 곶감은 기온과 바람, 햇빛이 적절히 잘 유지되어야 품질이 좋은 곶감이 생산됩니다. 날씨가 변덕을 부릴 때는 새벽 2시까지 잠도 안 자고 적외선 난로를 이용해 온도를 유지하고 부족한 햇볕을 보충하기 위해 적외선 전구로 빛을 충분히 쪼여가며 상태를 체크했어요. 그렇지 않으면 한순간에 곶감농사를 망칠 수 있거든요.”

 

이상고온, 곶감농사를 망치다

곶감농사는 날씨영향을 많이 받는 탓에 그 해의 기후변화가 농사의 성패를 좌우합니다. 지난겨울에 불어 닥친 이상고온현상으로 인해 농가들은 큰 시련을 겪었습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최근 들어서 이상고온현상이 많이 나타나고 있어요. 작년 11월 초순에는 갑작스럽게 온도가 올라가면서 곶감 깎는 시기를 연장했는데, 이때 건조시기를 잘못 맞춰서 피해를 입은 농가들이 많았어요. 동상면 곶감 농가들 대부분이 생산량의 절반가량을 폐기해야 했죠. 저는 숙성창고에서 계속 관리해서 피해 없이 넘겼지만 조금만 방심하고 있었으면 저 역시 똑같은 피해를 입었겠죠.”

재룡씨는 “피해 농가들을 생각하면 안타깝다”고 말하며 고개를 저었습니다. 그는 “동상 곶감 농가들의 피해가 결국 동상 곶감 전체의 품질 하락으로 이어지는 만큼 마을 전체의 피해였다”고 말했습니다.


머리 맞댄 곶감 농가들, 책을 펴내다

마을 주민은 피해 상황을 확인하면서 각 농가마다 곶감을 만드는 방법이 조금씩 다르다는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마을 면장이 피해를 입은 곶감 농가를 돌면서 농가마다 피해 정도가 다르고, 피해를 안 입은 농가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면장이 앞으로도 이상고온으로 피해를 입는 경우가 생길 것을 미리 대비해야 한다며 마을 주민과 함께 방법을 연구했죠. 그래서 각 농가의 곶감 농사경험을 한 곳에 모으면 어떻겠냐는 아이디어가 나왔어요. 각자 자신만의 농사경험과 방법을 정리해서 이 사례집이 나오게 된 겁니다.”

재룡씨가 책장에서 얇은 책 하나를 꺼내서 보여주었습니다. 책의 제목은 ‘동상 고종시 곶감 영농 과정 경험집’입니다. 곶감 농사 경력이 15년 이상 된 27개 농가가 각자의 곶감생산 비법을 옮겨놓았습니다.

“저도 이 책이 나오는데 한몫을 했죠. 저는 숙성시간을 최대한으로 단축하기 위하여 12월 중순까지 햇볕과 바람을 최대로 이용했고, 건조 및 숙성하는 과정에서 온도를 15도 이상 17도 이하로 유지한 사실 등을 얘기했어요. 저만의 숙성 방법을 자세히 풀어놓았죠. 그런데 완성된 책을 보니, 저보다 나은 곶감생산법도 발견하고 참고가 될 만한 노하우들이 담겨 있어서 저한테도 많은 자극과 도움이 되었어요. 이제는 서로가 좋은 기술들을 배웠으니, 앞으로 곶감 농사를 망치는 일은 없을 겁니다.”

이 책은 앞으로 주기적으로 발간해서 각 지역의 곶감 농가들에게 전해질 예정이라고 합니다. 15년 이상 된 곶감 농가의 생산 노하우가 담긴 이 책의 가치는 무척이나 깊고 소중합니다. 베테랑 농가들이 본다면 자신이 몰랐던 비법의 노하우를 발견해서 의미 있고, 이제 막 시작한 농가에서는 시행착오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줘서 큰 의의가 있습니다.



‘전국 최고’ 동상 곶감을 위하여

동상면 곶감 농가들은 마을 전체가 다 같이 잘사는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마을에 닥친 작은 위기 속에서도 함께 힘을 모으는 지혜를 발휘했습니다. 지난해 이상고온현상으로 곶감 농사가 피해를 입었지만 올해는 피해를 입지 않을 것입니다. 마을 주민의 지혜가 모인 이 사례집이 있기 때문입니다.

노하우라고 해서 혼자만 숨겨두고 아는 것이 아니라 공동의 이익과 풍요을 위해 다 같이 공유하려는 마을 사람들의 마음이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예로부터 임금 수라상에 올릴 만큼 최고의 곶감이지만 마을 사람들의 이러한 따뜻한 마음까지 더해져 더 맛있는 곶감이 되진 않을까요? 전국 최고의 동상 곶감으로 거듭나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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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완이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