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완이와 주니에요.
오늘은 시원한 산행기를 소개해드리려고 해요.
수많은 산과 명소를 찾아 다니시는 털보아찌님이 천등산에 다녀오신 이야기를 기고해 주셨어요.
털보아찌님은 '즐기면서 세상사는 이야기'(boskim.tistory.com)란 블로그를 운영하고 계세요.

아직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우리지역의 명산, 천등산. 산행기가 어땠는지 한번 들어볼까요?


일반적으로 천등산하면 3곳이나 있다. 전남 고흥에 있는 천등산이 있고, 충북 제천의 박달재로 알려진 산이름이 천등산이다. 그리고 또하나는 전북 완주 대둔산 남쪽 끝자락에 붙어있는 천등산이 있다. 그리고 이번에 다녀온 산은 전라북도 완주군 운주면에 있는 천등산이다. 천등산의 정북녘에 대둔산이란 소문난 명산이 자리하여 사시사철 인산인해를 이룬다. 그 아름다운 대둔산의 전경을 환하게 비춰주는 산이 바로 천등산이다.

완주군 운주면의 대표적인 산은 대둔산이다. 대전과 전주를 잇는 17번 도로를 사이에 두고 대둔산 남쪽에 솟아 있는 천등산은 산의 규모나 생김새에서 대둔산과는 비교가 안된다. 그러나 천등산의 호젓함과 깔끔함은 찾는 이들에게 독특한 산행경험을 준다. 더구나 정상일대의 능선은 암릉이어서 조망도 좋고 암릉타는 맛도 각별하여 산행시간 동안 긴장을 늦출 수가 없는 등 천등산의 매력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산의 둥그스럼한 모습과는 달리 곳곳에 너덜지대와 단애가 있는 천등산은 그래서 화끈한 산으로의 인상을 오래 남긴다.

주말부터 내린 비로 인하여 예정된 산행에 지장이라도 받을까 염려했는데, 일요일 아침이 되자 비가 그치고 나니 습도가 높아서 푹푹 찌는 듯한 가마솥 더위가 시작된다.

산행초입부터 습도가 높아서 얼굴에는 땀방울이 맺히며 미처 닦기도 전에 바닥으로 뚝뚝 떨어지는데, 우거진 잡목 숲으로 잠시 올라서니 드넓은 민덕바위가 나타난다. 민덕바위에 올라 산하를 잠시 조망하고 또 전진이다.

숲길따라 꾸준하게 올라가다가 가끔식 산중에 돌출된 기암들이 등산객들의 지루함을 달래주기도 하며, 바위위에 올라서서 산하를 조망하기도 하고, 시원한 산바람을 가슴깊이 호흡하면서 잠시 땀을 식히기도 한다.

잡목이 우거진 좁은 등산로는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은 길이라 비좁기만 하지만, 그럭저럭 땀방울 뚝뚝흘리면서 올라선 봉우리가 520봉이다. 이곳에는 멀리 아득하게 보이는 대둔산 줄기를 감상할 수 있다.

작은 봉우리를 숨이 하늘에 닿을 듯 헉헉대며, 땀방울이 뚝뚝 떨어지는 여름산행이지만, 얼마나 높은 봉우리인지는 모르고 하늘을 향해서 오르다가, 반대쪽 봉우리에 올라야만 지나온 봉우리의 자태를 볼 수가 있었다.

지루하지 않도록 작은 산봉우리가 또하나 나타나면, 이곳에서는 뒤돌아 조망하기도 하고 지나온 산을 돌아보면서 몇개의 봉우리를 지났는지 헤아려보는 여유를 잠시 가져보기도 한다.

숲속을 벗어나서 또 하나의 너럭바위가 널찍하게 나타나면 이곳에서 산하를 조망하기도 하고 잠시 땀을 닦을 여유를 가지지만, 비온뒤에 내리쪼이는 햇살은 피부가 따끔따끔하게 느껴진다.

작은 봉우리에 올라 까마득한 절벽 아래를 내려다보니, 앞산자락에 기암절벽이 웅장하게 위용을 자랑하고 있는데, 양팔 벌리고 뛰어내리면 앞산 바위위에 사뿐히 내려 앉지나 않을까 착각을 하기도 한다.

자연은 참으로 위대하다. 가파른 절벽의 바위틈에서 모진 생명력을 유지하기 위해 수십년을 자연에 의존해서 수분을 공급받으며 자라나는 분재같은 소나무들도 종종 만날 수 있다.

더운날 산행은 자기와의 싸움이다. 전날 내린 비로 인하여 산속의 공기는 찜통을 연상케 한다. 숨이 하늘에 치닫듯 산봉우리에 오르고 내리며, 그나마 지루함을 덜어주는 기암괴석과 절벽들이 힘든 마음을 위로해준다.

바위절벽위 한줌의 흙에 뿌리를 내리고 모진 생명력을 유지하는 나무들을 보면서, 자연앞에 인간은 얼마나 나약한가를 다시금 느낄 수 있는 시간을 가진다.

가파른 절벽길을 오르면서 끝이 어디인가를 쳐다보지만 처음가는 산길은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작은산 봉우리가 정상인 듯 하지만 또 하나의 봉우리가 나타나고 하는 사이에 절벽길을 내려다보니 이곳이 감투봉이다.

절벽사이로 내려가는 등로를 아슬아슬 내려설때는 앞만보고 내려서기 바쁘지만, 감투봉을 내려서서 뒤돌아 쳐다보며 수직절벽 사이로 저토록 험난한 절벽길을 어떻게 내려왔을까 생각한다.

천등산은 비록 해발이 높은 산은 아니지만 아기자기한 기암절벽을 벗삼아 지루함을 달래면서 몇개의 작은 봉우리를 올랐다 내렸다 하는 사이에 어느덧 정상에 가까워 지고 있었다.

두 시간이 경과한 12시경에 천등산 정상에 올랐다. 정상이라야 특별히 조망할 수 있는 그런 넓은 곳은 아니며, 어느 산악회에서 세워놓은 천등산 표지석과 옆에 작은 돌을 주워 모아놓은 돌무더기 뿐이다.

정상주변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마치고 조금 내려서서 작은 봉우리에서 조망해보니, 좌측으로 길쭉하게 늘어진 산줄기를 타고 낙타등 모양의 산등성이가 보이니, 사람들은 이 봉우리를 낙타봉이라 부른다.

천등산 정상에서 조금 내려서면 갈림길이 나타나며 우측으로 내려서니, 갑자기 수직절벽이 나타난다. 절벽에는 2단으로 로프가 매어있지만 비온 뒤라 로프도 젖었고 절벽도 물기가 줄줄 흐르니 발이 그냥 미끄러져서 로프에 대롱대롱 매달린다. 몇번을 미끄러지면서 무사히 절벽을 내려가 쳐다보니 아찔하기만 하다.

천등산 정상에서부터 하산코스는 특별한 볼거리는 없었다. 내리막길로 하산하면서, 컴컴한 숲속에 거대한 바위들만이 지루하지 않게 솟아 있는 풍경을 보면서, 미끄러운 등산로에서 몇번이고 넘어지면서 내려온다.

컴컴한 하산로 숲을 지나면서 이정표 하나 없는 등산로라서, 목표지점이 맞는지 틀린지 의문점때문에 몇번이고 산행지도를 보고 또 보면서 숲을 빠져나왔다. 나와서 바라보니 멀리 웅장한 위용을 자랑하는 대둔산 줄기가 눈앞에 가득하다.

목표지점인 천등산 휴게소에 도착할 쯤에는 마을에 작은 냇물이 흐르고 있는 것을 발견, 4시간의 산행에서 흘린 땀을 씻을 수 있었고, 몇번씩이고 미끄러져 엉덩이와 바지가랑이에 묻은 흙을 닦아낼 수 있었다.


이날 산행은 밤새 내리던 비가 새벽에 그치면서, 비가 오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했으나 비 온뒤의 산행도 수월하지만은 않았다. 햇살이 비치기 시작하면서 산속은 온통 가마솥이 되어 열기가 숨을 턱턱 막히게 했고, 줄줄흐르는 땀방울을 수건에 닦을 시간도 없이 바닥에 흘리며 정상을 향했다. 정상에서 내려서는 등산로는 그늘진 숲속이라 햇빛이 전혀 없어서, 컴컴한 어둠속에 등산로가 미끄러워서 일행들은 줄줄이 엉덩방아를 찧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천등산은 많이 알려진 산이 아니라 등산로 이정표도 없는 산길을 등산지도만 보면서, 원장선마을 - 신망터 - 빈덕바위 - 520봉 - 감투봉 - 660봉 - 천등산 - 갈림능선길 - 암릉 - 405봉 - 고개 - 천등산쉼터주차장까지 4시간이 소요됐다. 다행히 모두 안전하게 산행을 마칠 수 있었다. 더운 여름날의 산행이라 지치고 힘들었지만, 자연과 함께하기 위해 흘린 값진 땀방울을 씻으며, 이날을 보람찬 하루로 기록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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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완이주니